비탈리 편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 사진=서동일 기자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올해로 수교 25주년을 맞았다. 또 고려인이 옛 소련 극동지방에서 우즈벡에 강제 정착한지 80주년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에 맞춰 지난 7월초 우즈벡 수도 타슈켄트에 있는 '서울공원'을 찾아 고려인 정착 80주년 제막식을 하고 이 땅이 진정한 그들의 고향임을 축하했다. 1937년 강제 추방 당시 소련 스탈린 정권은 6개월 동안 7만5000여명의 한국동포를 우즈벡으로 이송, 지금은 18만여명이 제2의 고향 삼아 지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11일 서울 한남동 주한 우즈벡 대사관에서 비탈리 편 대사(70.사진)를 만났다. 그는 고려인 2세로 한국어가 유창했다.
편 대사는 "양국은 여러 방면에서 교류를 확대 및 강화해야 한다"며 "우즈벡인은 한국 사람과 비슷한게 아주 많다. 인사 잘 하는 것도 그렇고, 부모님 공경하는 것도 그렇고, 부지런하고…"라고 말했다.
편 대사는 우즈벡과 18만 우리 동포에 대한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고국인 한국이 우즈벡에 투자를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편 대사는 우즈벡 국토의 60%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우즈벡은 인구가 3000만명에도 못 미치지만 국토면적은 한반도의 2배다. 여기에 금 매장량은 세계 5위인데다 텅스턴.구리 등 수많은 지하자원이 있는 기회의 땅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세계 다국적 기업들이 우즈벡에 투자 매력을 느끼는 데는 여러 요인이 또 있다고 편 대사는 전했다. 우선 지난해 세계은행(WB)은 기업설립을 간소화 시킨 점을 높이 평가했다. 최근 수년간 통계에 따르면 기업설립절차에서 우즈벡은 스위스보다 1.8배, 독일보다 1.9배, 일본과 러시아보다 2배 빠르다. 또 그리스와 스페인보다 2.3배 빠르고 중국보다 5.5배, 브라질보다는 14.5배나 시간이 덜 걸린다. 이에 따라 2014년 해외 직접 투자규모는 45억달러를 넘어섰다.
그는 "고국의 동포들이 우즈벡을 '한국계 남의 나라'로 생각하면 좋겠다"며 "한국인들이 우즈벡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고도 했다. 그는 "동포들이 부지런하고 우즈벡에서 잘 살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기업이 우즈벡에 많이 투자를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편 대사는 오는 11월말 우즈벡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전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우즈벡 독립 초기부터 이슬람 카리모프 초대대통령의 동료이자, 동반자로서 사심 없이 일해 지난해 말 지지자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편 대사는 "대통령은 사회.경제적 개혁과 현대화, 주요 산업프로젝트 구현, 사유재산의 개발과 보호 등 모든 면에서 특별한 영도력을 보인다"며 "문 대통령이 박 서울시장을 통해 친서로 한국방문 초청장을 보내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방한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두 정상이 만나면 전략적 동반자인 현재의 한-우즈벡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켜야 한다"며 "한국과 우즈벡은 80년 동안 같이 살았고 고국이 우리(고려인)를 키워줘야 (우즈벡이) 좋아한다"고 동포애를 호소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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