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김원준 기자】"수출입거래를 악용한 불법 외환거래를 잡아내는데 조사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윤이근 관세청 조사국장(
사진)은 "국내에서 비자금 형성이 어려워지고 외환자유화로 외환거래가 쉬워지면서 무역을 가장한 불법금융거래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이같이 무역금융범죄 차단 의지를 내비쳤다.
윤 국장은 "불법외환거래로 조성된 검은 돈은 뇌물이나 탈세 등 부정부패로 이어지게 마련"이라면서 "이는 사회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사회·경제 시스템의 건전성을 붕괴시키는 요인인 만큼 최선을 다해 차단에 나서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무역을 가장한 범죄는 주로 물품을 수출한 것처럼 꾸며 비자금을 국외로 유출하거나,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의 공공재원을 뜯어내기 위해 수출입 가격을 높게 조작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윤 국장의 설명. 특히 최근에는 담보 대출액수를 높이거나 매출액을 높여 주식을 상장하기 위해 수출규모를 터무니없이 부풀려 신고를 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발생한 '모뉴엘(MONEUAL)'사태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해외 매출액을 부풀려 금융회사와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으로부터 3조 원 이상의 사기 대출을 받아 금융회사들에게 수천억 원대의 손실을 입혔다.
올들어 8월말까지 관세청이 적발한 재산도피, 비자금 조성, 불법증여·상속 등 불법외환거래 단속실적은 모두 238건에 2조6559억원. 이 가운데 대외거래를 악용해 무역금융 등 공공재원을 타내다 적발된 액수는 총 167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149%늘어난 액수다.
윤 국장은 "전통적인 불법외환거래 단속에서 나아가 이제는 주식상장을 위한 매출 부풀리기 등 새로운 형태의 범죄에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면서 "법익침해가 크고 국민의 비난이 집중되는 사회 부조리를 없애는데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국장이 최근 가장 신경을 쏟는 일은 테러물품 반입 차단이다.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염두에 둔 것이다. 관세청은 지난달 전국의 공항만에 총 410명으로 구성된 테러대응팀을 꾸렸다.대응팀은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대테러센터, 국정원, 경찰청 등 테러정보기관과 정보 공유체계를 구축하고 정보수집 등 현장 대응활동을 펼치고 있다. 관세청은 이달중 도입되는 차량형검색기 3대를 내년 1월께 평창 등에 우선 배치해 범죄가 우려되는 화물검색을 강화할 계획이다.
환경범죄 단속도 조사국의 주요업무 중 하나다.
관세청은 지난 2015년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사건이 불거진 이후 수입자동차 통관과정에서 배기가스 인증 조작여부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대기환경에 치명적인 오염물질을 막기 위한 조치다.
윤 국장은 "관세청의 기능이 세금징수와 밀수 단속 등 전통적인 기능에서 환경·동식물 보호 등 환경보호기관으로 확장되고 있다"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관세국경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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