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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냐 폐지냐…유료방송 합산규제 공방 가열

일몰 앞두고 전문가 토론
점유율 30% 넘는 KT측은 예정대로 내년 폐지 찬성
"특정업체 지배력 커지면 소비자 선택 제한하는 셈" 유지 주장 목소리도 팽팽 

유지냐 폐지냐…유료방송 합산규제 공방 가열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료방송의 시장점유율 합산규제 법적 문제점'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합산규제 지속여부를 놓고 토론을 벌이고 있다.

내년 6월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을 앞두고 향후 유료방송 시장의 시장점유율 규정을 폐지할 것인지,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33%)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규정으로 그 중심에 KT가 있다. 합산 시장점유율 30.18%인 KT는 합산규제 일몰을 희망하고 있지만 나머지 기업들은 합산규제가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8일 열린 '유료방송의 시장점유율 합산규제 법적 문제점' 토론회에서 최우정 계명대학교 교수는 "현재의 시장점유율에 대한 합산규제는 방송시장에서의 수요자 편익증진에 기여한다"면서 "방송과 통신의 결합상품이 지배적인 지위를 획득해가는 현 시장상황에서 독과점이 형성될 가능성을 막기 위해 합산규제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정 시장에서 독점력을 가진 한 기업이 결합상품을 통해 약탈적 가격정책으로 불공정경쟁을 벌일 수 있으며, 여론 형성의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유지돼야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합산한 가입자 수는 894만1349명으로 합산 시장점유율이 30.18%에 이른다. 상한선인 33.33%까지는 3.15%포인트 남아 있어 KT는 예정대로 합산규제가 일몰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주요 케이블TV사 등 경쟁사들은 규제가 지속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교수는 "이미 포화상태가 된 유료방송시장에서 방송과 통신이 결합한 상태로 수요자에게 다가갈 수밖에 없는데 이런 전략하에서는 기존 통신시장에서 우월적 지위에 있는 통신사가 운영하는 IPTV 중심의 통신상품결합이 지배적인 지위를 획득할 것"이라면서 "현행법상 이 같은 방송과 통신의 결합판매, 더 나아가 결합판매에 대한 할인을 함으로써 방송시장에서의 독과점이 형성될 가능성은 높다"고 지적했다.

반면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정부 정책이 기업의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공적인 목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당연히 예측가능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당초 3년 일몰을 이야기했고, 이를 모든 시장참여자가 알고 있는 만큼 정부는 이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의적으로 점유율을 규제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금지행위 조항을 신설하는 등의 방향으로 합산규제가 일몰되더라도 공정경쟁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료방송 생태계를 건전화하는 방향으로 합산규제가 조정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도준호 숙명여대 교수는 "유료방송시장 발전을 위해 통신사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인수합병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합산규제 점유율을 상향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도 교수는 1위사업자와 2위 사업자의 점유율 차이가 큰 만큼 후발사업자의 점유율이 커진 후에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