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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 내세운 사우디, 세계 체스 대회 논란속 개최

개방을 내세운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 체스 대회를 개최했으나 이스라엘 선수들의 입국을 불허한데다 여성인 세계 챔피언이 이슬람 율법에서 요구하는 복장을 거절하면서 불참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고 BBC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 당국은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가 없다며 선수단 7명에게 비자 발급을 하지 않아 이들이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반면 적대적인 이란과 카타르 선수들의 입국은 허용됐다.

사우디 정부가 여성의 자동차 운전을 허용하는 등 개방과 개혁 추진을 발표하면서 이번 대회는 그 시험대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세계 대회 2관왕인 우크라이나의 안나 무치축은 이번 대회에서 제공될 상금에도 이슬람 율법에서 여성들에게 입기를 요구하는 아바야를 입을 수 없다며 타이틀 박탈 우려에도 불구하고 불참을 결정했다.

그는 올해초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대회 당시 머리를 스카프로 싼 것으로 충분하다며 반발했다.

미국 대표인 히카루 나카마루는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에서 대회가 개최되는 것부터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체스연맹은 참가가 허용될 것으로 기대됐었다며 사우디 당국이 세계체스연맹을 기만했다고 지적했다.

당초 세계체스연맹은 주최측에서 대회 기간동안 여성 선수들이 히잡이나 아바야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체스는 지난 7세기 페르시아에서 시작돼 유럽으로 전파됐으나 보수 성향 이슬람 성직자들은 시간 낭비와 선수간 경쟁, 도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금기시해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