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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인 듯, 연대 아닌, 연대 같은’ 지방선거 승리방정식

각당 “말도 안돼” 펄쩍뛰지만 낮은 수준 묵시적 연대론 솔솔
단일화 선제요구 눈치보기.. 서울 공천때 경기 무공천 등 후보나누기 형태도 거론돼

6월 지방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각 정당들간 '낮은 수준'의 연대론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아직 각 당이 자체 경선조차 진행하지 않은 데다 통상적으로 선거 목전에 후보단일화 내지는 정책 및 선거연대 등이 다양한 합종연횡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속내를 내비치지 않은 채 조심스런 탐색전 수준이다.

국민의당에서 분리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각각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과 공조하는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이념.정책 놓고 연대 간보기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념과 정책노선 등으로 비교적 '교집합'이 많은 정당끼리 선거 유불리와 정체성 등을 감안해 점차 본격적인 연대에 앞선 간보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일단 바른미래당과 민평당 지도부는 이 같은 연대설을 적극 부인하며 선을 긋고 있다. 창당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독자노선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다. 그럼에도 일부 당 관계자들 사이에선 묵시적 연대를 암시하는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적폐청산을 정치보복이라고 강변하는 자유한국당과 연대는 0.001%도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박지원 민평당 의원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간 선거연대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호남 지역주의 선동에 이은 '흑색 마타도어'로 바른미래당 정체성에 타격을 가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비판했다.

조배숙 민평당 대표도 민주당과의 연대설을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조 대표는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지방선거 연대설과 관련 "전혀 그럴 생각도, 계획도 없다"며 "호남에서 지금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이 있지만, 막상 선거에 들어가면 일대일 구도로 치열하게 다투고, 그 분위기를 저희가 이끌어 가리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양당 관계자들 사이에선 선거연대가 '절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 한 관계자는 "당대당으로 공식 선거연대는 하지 않더라도 지역 후보들끼리 자체적으로 힘을 합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연대가 이뤄지는 핵심 고리는 서울시장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는 대신 경기.인천 등 지역에 무공천을 약속하는 방식의 시나리오다.

■서울시장 선거 연대 '바로미터'

현재 바른미래당에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 중이다. 한국당에서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김용태 의원 등이 거론된다.

한국당으로선 당선이 유력한 출마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바른미래당에 양보하고,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란 판단이 나올 수 있다.

다만 한국당도 아직까진 선거연대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야권연대설에 대해 "미니 정당과의 연대는 없다"며 여러차례 부인한 바 있다.

민평당과 민주당간 선거연대를 암시하는 발언도 최근 이어진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합쳐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러 가지 반대도 많이 있다"며 "대화를 많이 해서 양당 내에 있는 반대를 좀 무마시키고 합치는 과정을 밟아야 할 것이며, 그것이 정도"라며 연대 필요성을 공식 제시했다.

민평당 의원들도 민주당과 연대설을 짐작할 수 있게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과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발언해 민주당과 연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천청배 의원은 한 언론인터뷰에서 "민평당과 민주당의 정체성을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며 "민주당을 탈당한 것은 노선이 아니라 패권주의에 반대했기 때문이었다"고 언급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