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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평창에 박수.. 사후관리도 모범 보이길

17일간 지구촌 축제 막내려.. 시설물 처리도 금메달 따길

평창동계올림픽 성화가 25일 꺼졌다. 17일 동안 펼쳐진 지구촌 축제가 막을 내렸다. 한국 대표팀은 잘 싸웠다. 메달 수도 만족스럽다. 금 5개, 은 8개, 동 4개 등 모두 17개의 메달을 땄다. 2010년 캐나다 밴쿠버(14개)를 뛰어넘었다. 무엇보다 여러 종목에서 골고루 메달을 따서 반갑다. 효자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은 물론 불모지이던 스켈레톤, 컬링, 스노보드, 봅슬레이 종목에서도 메달을 목에 걸었다. 4년 동안 땀 흘린 우리 젊은이들이 자랑스럽다.

평창올림픽은 누가 봐도 성공작이다. 개.폐막식은 큰돈 안 들이고도 첨단기술을 앞세워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경기장 시설, 선수촌도 합격점을 받았다. 경기 운영도 매끄러웠다. 과거 올림픽에서 종종 말썽을 빚던 오심 논란도 없었다. 로이터통신은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평창올림픽 운영에 엄지를 치켜세웠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프 두비 IOC 수석국장은 "특히 만족스러운 건 경기장의 질이다. 오랜 시간 노력한 끝에 만들어진 결과"라고 칭찬했다. 과거 1988년 서울올림픽도 호평을 받았다. 평창올림픽은 그 전통을 그대로 이어갔다. 특히 강원도민들의 노력이 컸다. 다음달 9일부터 열리는 동계패럴림픽까지 잘 치르길 바란다.

파티는 즐겁지만 후유증을 남긴다. 역대 올림픽 개최국들은 공통으로 '흰코끼리(White Elephant) 증후군'에 시달린다. 보기엔 근사하지만 처치 곤란한 올림픽 시설물을 흔히 흰코끼리에 비유한다. 일본 나가노는 1998년 동계올림픽이 남긴 유산이 아직도 큰 짐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2014년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인천시도 재정난으로 곤욕을 치렀다. 평창올림픽이 열리기 전에도 사후 시설물 관리를 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일단 대회부터 잘 치르고 보자는 분위기에 뒤로 밀렸다.

이제 곧 계산서가 날아들기 시작한다. 17일짜리 올림픽을 위해 새로 지은 건물이 문제다. 정선 알파인경기장, 평창 알펜시아슬라이딩센터,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강릉 아이스아레나 등이다. 당연히 강원도는 중앙정부의 지원을 바란다. 중앙정부는 손사래를 친다. 누가 맡든 해마다 수백억원씩 생돈이 들어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올림픽 시설은 역사적 유산이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고육책으로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을 남북이 공동으로 개최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그렇다고 사후 관리비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대회 전에는 정치권이 힘을 모아 평창지원특별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흰코끼리 관리비를 누가 댈지를 놓고는 정부와 강원도가 팽팽히 맞서 있다. 평창올림픽 운영은 금메달감이다. 시설물 사후관리에서도 중앙.지방정부가 지혜를 모아 세계적인 모범을 보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