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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철기자의 軍불때기] 日 명물로 뜬 폭음쌀·전차쿠키..군부대와 지역 상생 효과 톡톡

[문형철기자의 軍불때기] 日 명물로 뜬 폭음쌀·전차쿠키..군부대와 지역 상생 효과 톡톡
일본 이시카와 현의 명물 '폭음쌀'. 포장지에는 F-15J 전투기를 연상케 하는 그림과 '기지 인근에서 엔진소리를 듣고 강하게 자라 맛있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F-15 전투기의 엔진음을 듣고 수확된 '폭음쌀'과 '전차쿠키'. 왠지 맛과는 거리가 먼 듯한 식품들이 있다.

일본에선 자위대 기지와 관련된 상품을 특화한 '브랜드'를 개발해 각광을 받고 있다. 통상적으로 군 부대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전투기 소음, 대포나 총소리, 탱크 이동 등으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거나 사고위험이 상존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게 통상적이다.

자칫 불편하고 갈등관계로 치달을 수 있는 민군 관계를 독특한 상품 브랜드 개발로 새로운 '민군(民軍) 상생'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 군당국도 '민군 상생'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2월 21일 국방부 적폐청산위원회가 '외출.외박 지역(위수지)' 제한 폐지를 검토한다고 밝히자 군인들의 소비에 의존하는 강원도 등 군부대 인접지역 상인들은 "군의 일방적인 조치로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본지 2018년 2월 26일자 9면 참조>

반면 군장병들은 군부대 인접지역 상인들이 군인을 호갱(호구 고객)으로 생각하고 바가지요금을 부과하는 것을 먼저 근절하라는 입장이다.

강원지역 부대에서 지휘관으로 복무했던 한 예비역은 "지역경제가 자생할 수 있도록 민과 군이 머리를 맞대야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분명 풀기 어려운 문제이겠지만 의외의 곳에 해법은 숨어 있다. 이웃 나라 일본의 상상을 초월하는 마케팅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일본 이시카와현의 명물 '폭음쌀'. 포장지에는 F-15J 전투기를 연상케 하는 그림과 '기지 인근에서 엔진소리를 듣고 강하게 자라 맛있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2015년 일본의 유명 인터넷 쇼핑몰에서 '폭음쌀'이 완판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일본 이시카와현 고마쓰 주둔 항공자위대 기지 인근에서 생산된 고시히카리(벼의 품종) 쌀에 붙은 '폭음쌀'은 종이로 된 쌀자루에 F-15 전투기 형태의 그림과 함께 'F15의 폭음을 듣고 자란 맛있는 쌀'이라는 '애교섞인' 문구가 들어있다.
폭음쌀은 일본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이시카와현의 특산품으로 자리잡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 육상자위대의 90식 전차가 그려진 쿠키와 과자들도 기지 인근 상점가에서 꽤나 인기가 있다. 지역 특산품 또는 농산품과 군부대를 결합해 '창조적인' 경제적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오징어로 유명한 고성은 '율곡부대 오징어', 장병들의 대민 지원으로 수확된 '화천 쌀' 등을 생각해보면 민군이 갈등관계에서 벗어나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특성화 상품이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문형철기자의 軍불때기] 日 명물로 뜬 폭음쌀·전차쿠키..군부대와 지역 상생 효과 톡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