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성추문 논란에 휩싸인 이해영 감독이 입장을 밝히면서 반강제 커밍아웃을 했다. 성추행은 루머라고 주장하며,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전했다.
5일 이해영 감독은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고백하며 그동안 미투 폭로글 게시자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게시자는 약 2년 전부터 저의 성 정체성과 인지도를 약점으로 이용해 지속적인 협박을 해왔다. 그는 제 지인과의 결별 이후, 저 뿐만 아니라 지인들에게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한 협박과 허위사실을 담은 언어폭력을 가해왔다. 이제는 개인적인 피해를 넘어, 공적인 명예가 실추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강압적인 방식으로 제 의사와 무관하게 저의 성 정체성이 밝혀지고, 허위 사실 유포로 인해 저의 명예가 실추되는 상황을 간과하지 않겠다. 저는 저의 인권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그동안 받아온 협박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SNS상에는 이해영 감독의 실명 초성이 언급된 '미투 폭로글'이 올라오며 뜨거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폭로자는 당시 쌍방 호감을 가지고 있던 영화감독 A씨, 그리고 A씨의 전 연인인 B씨, A씨의 지인인 C씨와 강원도 여행을 갔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만큼 확실한 조사를 통해 사실 여부가 가려져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감독 측이 법적 대응을 시작했기 때문에 근시일내 구체적인 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성소수자로 살아가던 이해영 감독이 반 강제적으로 커밍아웃을 하게 된 점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하는 이들이 많다. 가족이 상처 받게 되는 상황이나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서 커밍아웃을 꺼리는 사람이 많은 만큼, '미투' 폭로글로 인해 굳이 알리고 싶지 않았던 개인적 특성을 만천하에 공표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 점은 아쉽다는 의견이다. 성 정체성에 대한 고백은 선택이지, 의무가 아니다.또한 감독의 말처럼 게시자가 이를 약점 잡아 지속적 협박을 했고, 성추행 또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이라면 큰 범죄임에 틀림없다.
'미투' 악용에 대한 우려가 이곳저곳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만큼 명명백백하게 진실 여부를 가려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그러나 반대로 성희롱이나 성추행의 경우, 피해자가 느낀 선명한 기억이나 수치심에 반해 가해자들은 기억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 이 또한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는 의견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용기 내어 고백을 한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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