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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갈등·인플레 조짐.. 불안한 美 증시

반등세에도 회의론 여전.. 무역전쟁 심화되는 추세
인플레이션 우려도 확산.. 평균임금 등 큰폭 올라
미 제조업 낙관론도 흔들.. 금주 무역수지 지표 주목

무역갈등·인플레 조짐.. 불안한 美 증시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불과 6주일 전만 해도 멈추지 않을 것 같던 미국 증시의 랠리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움직임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하며 지금 기로에 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강력한 펀더멘탈을 발판으로 다시 전진할 가능성도 있지만 미국의 보호무역과 인플레이션이 수년래 가장 강력한 글로벌 경기 확장 기반을 위협, 증시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를 제기했다.

WSJ에 따르면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지속적 무역 갈등이 지난 몇 개월간 증시, 상품 등 기타 위험 자산, 그리고 신흥시장을 지탱해온 주된 동력인 글로벌 경제의 동반 성장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증시가 지난달 인플레이션과 가파른 금리 인상 우려로 고점 대비 10% 가량 급락하는 조정을 겪은 뒤 회복되는 과정에서 국제 무역 전쟁의 위협이 고개를 들면서 투자자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와 평균 임금 데이터는 큰 폭 상승,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베어드의 수석 투자 전략가 브루스 비틀스는 "시장은 이미 취약한 상태"라며 "증시가 하방향 모멘텀을 돌파하지 못한 것이 지금 증시 반등 랠리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3위의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 총선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 7일 발표될 미국의 무역수지, 9일 공개될 미국의 2월 비농업 고용보고서는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재료들로 거론된다. 특히 미국의 고용보고서는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 추세에 대한 단서를 제시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는 올해 1월 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약간 후퇴했지만 2016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와 비교하면 아직 34% 오른 상태다. 이는 증시 강세론자들에게 최근의 증시 하락 우려가 과장된 것이라는 위안을 안겨주지만 동시에 일부 회의론자들에게는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시사한다. 물론 일부 투자자들은 시장의 펀더멘탈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믿는다. 강력한 기업 실적, 미국의 법인세 인하에서 비롯되는 경제 부양 효과, 그리고 지난 1월의 가파른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반적 인플레이션이 아직 완만하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한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수석 투자 오피서 스티븐 오스는 무역 전쟁에 관한 이야기와 그로 인한 증시 하락을 가리키며 "모두 소음"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실제 무역 전쟁 발발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시장이 그 같은 사실을 깨닫게 되면 증시는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유럽, 캐나다, 중국 등 무역 상대국들의 거센 반발을 고려할 때 상황은 낙관할 수 없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 방침이 1년 넘게 이어져온 미국 제조업체들의 낙관론 확산에도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지적했다. 기업 경영진들과 무역단체 관계자들은 트럼프의 관세 부과 계획에 구체성이 없다는 것이 기업들의 사업계획에 큰 불확실성을 주입했다고 주장한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수석 투자 전략가 제프리 사우트는 지난 2일 CNBC방송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시행된다면 증시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상황이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옆에 물러서있는 것이 가장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관세 부과가 전면적 무역 전쟁으로 발전한다면 그 끝이 어디가 될지 나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사우트는 "앞으로 2주일 정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만일 (무역 상대국의) 보복 조치가 나온다면 앞으로 2주일 안에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dsmh@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