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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MB 소환 조사] 사저 앞 "구속하라" 피켓.. MB, 설렁탕으로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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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MB 소환 조사] 사저 앞 "구속하라" 피켓.. MB, 설렁탕으로 점심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일인 14일 오전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오른쪽)과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왼쪽 두번째) 등이 서울 논현동 이 전 대통령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14일 서울 논현동 사저 인근과 서울중앙지검은 긴장감이 높았다. 진보단체들은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주장했고, 이 전 대통령 측근 정치인들은 착잡한 표정이었다.

■긴장의 사저, 중앙지검

이날 오전 7시부터 이 전 대통령의 서울 논현동 사저 주변에는 취재진과 진보 시민단체원, 경찰 등으로 북적였다. 진보단체들은 자택 앞에서 피켓을 들고 "이명박을 구속하고 재산을 환수하라"고 외쳤다. 그러나 이를 반박하는 지지세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될 당시 자택에 수백명의 보수세력이 집결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일부 주민은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한모씨(68)는 "대통령 신분으로 돈을 받았으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게 당연하다"며 "(검찰) 조사를 지켜봐야겠지만 대통령마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이 전 대통령 자택에는 불이 켜져 이른 시각부터 검찰 소환을 준비했다. 옛 '친이계(친이명박)' 인사들도 검찰에 소환되는 전직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사저를 찾았다. 김영우 의원은 오전 7시30분께 기자들에게 "문재인정권은 이 전 대통령을 검찰청 포토라인에 세우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그 치졸한 꿈을 이뤘다"고 비판했다.

또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과 원조 친이계 좌장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도 이날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지만 표정은 굳어있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들과 1시간여 동안 검찰 소환과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인 시위 "이 전 대통령 무고"

이 대통령이 조사를 받은 중앙지검의 모습도 다르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9시15분께 사저 안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약 4.7㎞ 떨어진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총 4대의 차량이 나섰다.

오전 9시22분께 검찰 청사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준비한 회견문을 낭독하며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100명가량의 시위대는 출입통제구역 바깥에서 '이명박 구속영장을 즉각 발부하라' '범죄자 이명박을 즉각 구속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했다.

'MB 힘내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든 1인 시위자가 등장, "이 전 대통령은 무고하다"며 울부짖자 진보단체 측 일부 시위대가 욕설하는 돌발상황이 벌어졌지만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이 들어간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는 이 전 대통령을 규탄하는 1인 시위자들이 일부 모인 가운데 이재오 전 의원을 비롯한 지지자 20여명도 집회를 열었다.


■점심은 설렁탕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10분께 3시간25분가량 오전 조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검 1001호 특별조사실 바로 옆 1002호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 외부 식당에서 들여온 설렁탕으로 점심 식사를 했다. 지난해 3월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김밥.샌드위치.유부초밥이 조금씩 든 도시락을 미리 준비해와 점심식사를 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검찰 조사를 받던 날 대검찰청 인근 식당에서 주문해둔 곰탕으로, 1995년 11월 검찰 조사를 받은 노태우 전 대통령은 일행이 일식집에 주문해 가져온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