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th is no always the end!(죽음이 항상 끝인 것은 아니다!)
이 말은 스페인 영화감독 오리올 파울로가 영화 ‘더바디(The Body)’를 연출하면서 했던 말이라고 한다.
영화 ‘사라진 밤’은 스페인 영화 ‘더바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사라진 밤’도 자신이 죽인 아내의 시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내의 죽음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점에서 내용은 흥미롭고 긴장감이 흐른다.
작품 속에서, 진한(김강우 분)은 아내 설희(김희애 분)를 살해한다. 형사 중식(김상경 분)의 여자친구는 진한과 설희가 운전하는 차에 사고를 당하고 시신은 암매장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살인죄에 대해 살펴본다.
살인죄는 사람을 살해함으로써 그 생명을 침해하는 범죄이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인류의 시조인 아담과 이브의 아들 카인이 동생 아벨을 살해한다. 이처럼 살인죄는 가장 오래된 범죄 중의 하나다.
살인죄에서 사람은 태어나서 사망하기 전의 생명있는 자연인인 이상 생존능력이 있는지, 남녀노소, 신분, 국적 여하를 불문한다. 그러므로 자살 도중에 있는 사람을 사망하기 전에 살해하면 살인죄가 성립한다.
태아가 사람이 되는 때는 분만 개시할 때다. 제왕절개 수술의 경우, 자궁을 절개할 때 태아는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되기 전 모체 내의 태아를 자연 분만기에 앞서서 인위적으로 모체 밖으로 배출하거나 모체 내에서 살해하면 살인죄가 아니라 낙태죄가 성립한다.
사람이 사망하여 시체가 되는 때는 대뇌·소뇌·뇌간등 모든 뇌기능이 정지하는 때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호흡이나 맥박은 정지 후에도 회복될 수 있고, 인공장치에 의해서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호흡, 맥박이 정지된 것만 가지고 사망했다고 할 수는 없다.
사람이 사망하여 시체가 되면 이를 대상으로 살인죄를 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체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살인죄가 아닌 사체 등 오욕죄, 사체 등 손괴·유기·은닉·영득죄, 분묘발굴죄 등이 있다.
예를 들어, 태아를 자연 분만기 이전에 모체 밖으로 배출하여 살아 있음에도 살해하고 그 시체를 암매장하면 낙태죄, 살인죄, 사체유기죄가 성립한다. 예전에 행해졌던 부관참시(무덤을 파헤쳐서 관을 쪼개고 송장의 목을 베는 형벌)는 분묘발굴죄, 사체 손괴죄 등이 성립한다.
진한이 아내 설희를 살해한 것은 살인죄가 성립한다. 진한과 설희가 자동차로 형사 중식의 여자친구를 실수로 사망하게 하였으면 과실치사죄가 성립하고, 시신을 몰래 암매장하였으면 사체유기죄도 성립한다. 교통사고로 사망하지 않고 의식만 잃은 형사 중식의 여자 친구를 암매장하였으면 살인죄만 성립하고 사체유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영화 ‘사라진 밤’은 제목과 다르게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기억이 희미해지고 기억 속에서 지워지더라도 있었던 사실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단지, 기억 속에서만 사라지고 사리지기를 바랄 뿐이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