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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싸움 불똥 맞은 독일車

中, 자동차 등 106개 품목 25% 추가 보복관세 선언
완제품 형식으로 수출되는 獨 럭셔리자동차 대거 손해

美-中 싸움 불똥 맞은 독일車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의 불똥이 애먼 독일 럭셔리 자동차 업계로 튀고 있다. 중국측이 지난 4일 미국에 대한 보복조치로 자동차 등 106개 품목에 25% 추가관세 부과를 선언했지만 가장 큰 피해자는 미 디트로이트가 아닌 독일 자동차업계가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등 '디트로이트 3인방'은 중국 기업과의 합작을 통한 현지생산 방식을 택하고 있어 추가 관세조치를 피해갈 수 있을 전망이다. GM의 경우 중국에서 판매하는 차량 대부분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반면 대부분 미국 등에서 완제품 형식으로 수출되는 독일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는 '관세 폭탄'을 고스란히 맞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중국이 예고대로 관세 보복을 시행한다면 이들은 최대 50%의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BMW의 경우 중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중 30%를 중국 밖에서 생산하며 이 중 3분의 2가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탄버그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디트로이트 3인방'을 포함한 주요 서방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국의 수입차 25% 관세를 피하려고 오래전부터 중국에서 합작회사를 설립해 자동차를 현지 생산해왔다.

그러나 BMW 같은 럭셔리 브랜드들은 예외였다. 관세부과로 가격이 뛰어도 기꺼이 구매하려는 중국 소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WSJ는 "이 점이 포드나 GM보다 BMW와 다임러가 중국의 추가관세에 더 큰 타격받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 우려에 미국 내 판매량이 줄어들기 시작한 독일 럭셔리 자동차업계는 중국발 관세폭탄에 또다시 된서리를 맞게 될까 우려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메르세데스벤츠의 미국 내 판매가 전월보다 2.4% 감소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0.8% 줄었다. 특히 벤츠의 간판 모델인 C-클래스 판매가 전월보다 37.9%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BMW의 미국 판매량도 전년 동월보다 0.4% 감소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