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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 강남 아파트값 상승세 꺾이나

아파트값 상승률 1%대 기록.. 전문가 당분간 보합세 전망
보유세 개편안 논의 본격화.. 아파트값 변동폭 커질수도

'고공행진' 강남 아파트값 상승세 꺾이나

한때 3%를 웃돌던 서울 강남4구(서초.송파.강남.강동)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1%대로 떨어지면서 향후 집값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당분간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으나 강남으로 이주하려는 학군 수요, 투자 및 실거주 대기 수요가 꾸준한 만큼 현 아파트 가격과 비슷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세금 부담에 아파트값 변동 폭이 커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월 강남4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3.24%를 기록했다. 송파와 강동은 각각 3.89%, 3.61%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난 2월 이후 강남4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한 달에 1%포인트씩 낮아졌다. 2월에 2.82%, 3월에는 1.55%에 그쳤다. 1월에 가장 높은 상승률(3.89%)을 기록했던 송파는 1.35%에 머물렀다. 강동(2.26%)이 유일하게 2%대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실제 주택시장에서는 강남4구의 시세를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던 주요 아파트와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20층 이상 기준)는 지난 2월 16억5000만~17억2000만원까지 거래되다가 현재는 16억~16억1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단지 인근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자들은 (전용 84㎡를)16억5000만원~17억원에 팔기를 원하지만 매수자들은 16억원대 초반에 거래를 희망, 매도.매수인 간에 눈치싸움이 팽팽한 상황"이라며 "그나마 최근 16억원대 초반에 물건이 나온 것으로, 굉장한 '급매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15억7000만원(2층)에 거래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지난달 15억원(3층)에 거래됐다. 현재 같은 전용면적 1층은 14억8000만원에 거래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강남4구의 아파트값 보합세 내지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부동산 보유세 개편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 '세금 폭탄' 우려로 집값이 요동 칠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4구의 특징은 재건축 단지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으면 일반 아파트값도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라며 "정부의 각종 규제대책으로 재건축 아파트값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일반 아파트값 상승폭도 줄었다"고 했다.
이어 "오는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하반기부터 보유세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면 이로 인한 부담감에 매매가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양도세 중과시행에 이어 보유세 개편안까지 논의되면 '버티기'에 들어간 다주택자들도 매물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급매물이 늘면 강남4구 아파트 가격도 전체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하지만 강남은 학군 이주 수요 등 대기수요가 다양해 하락세가 지속되기보다는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