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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봄’ 성큼] "경제건설이 전략적 노선"..‘核 ↔ 체제보장’ 김정은의 빅딜

北, 핵실험장 폐기 파격카드..비핵화 의지 진정성 시험대
남북정상 종전선언 물꼬트면 트럼프와 패키지딜 가능성
완전검증 가능한 핵폐기와 경제.체제보장 맞바꿀수도

[‘한반도의 봄’ 성큼] "경제건설이 전략적 노선"..‘核 ↔ 체제보장’ 김정은의 빅딜

[‘한반도의 봄’ 성큼] "경제건설이 전략적 노선"..‘核 ↔ 체제보장’ 김정은의 빅딜
[‘한반도의 봄’ 성큼] "경제건설이 전략적 노선"..‘核 ↔ 체제보장’ 김정은의 빅딜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5일 앞둔 가운데 전격 제시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실험 중단 및 경제건설 총력 등 '선제적 선언'이 '실질적인' 남·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첫 물꼬를 틀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핵실험장 폐기와 미국 본토를 겨냥한 미사일 실험 중단이라는 김정은의 충격요법이 과연 북한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가늠할 전략적 차원의 결정인지, 아니면 전형적인 살라미 전술을 겨냥한 회유용 카드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4·27일 남북정상회담과 5월말~6월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먼저 미사일 실험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을 천명하면서 일단 남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나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 여부 등을 담은 남북 간 공동선언문이 도출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북·미 회담의 '길라잡이' 역할을 할 남북정상회담에서 '임팩트' 있는 성과물이 도출될 경우 이어지는 북·미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완전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와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 약속이 전격 성사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정은, 북한판 덩샤오핑 될까

22일 외교가에 따르면 이번 김 위원장의 발언은 닷새 앞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의지에 대한 북한 최고위층의 진정성을 나타내는 '청신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지금까지 6차례 핵실험을 진행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고 밝혔다고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도 공식 선언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우리 국가에 대한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공화국이 세계적인 정치사상 강국, 군사강국의 지위에 확고히 올라선 현 단계에서 전당, 전국이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고 천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래의 핵개발'은 일단 폐기된 만큼 과거에 이어 현재 개발된 핵에 대한 폐기만 남았다는 것이다.

남북회담에서는 일단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이 주된 안건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과거와 현재의 핵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불가역적인 체제보장과 맞바꾼다는 게 북한측 전략으로 보인다.

북의 현재와 과거 핵은 '보유용(전쟁용)'이 아니라 경제발전의 노선을 걷기 위한 '거래용'으로 치환됐다는 관측이다. 핵무력을 완성한 만큼 국제사회의 제재와 별개로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전략적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핵무력 완성으로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이 아닌, 인민발전과 세계평화 주창을 위해 핵을 폐기한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이미 (북한) 장마당에 참여한 사람들은 김정은 체제에서 경제 엘리트로 급부상할 세대들인 만큼 핵폐기와 맞먹는 반대급부를 받는다면 북한 경제의 고도성장도 노릴 수 있다는 것(김 위원장의 인식)을 나타냈다"고 진단했다.

■美, 北에 '패키지 선물' 안겨줄까

김 위원장은 핵폐기와 맞먹는 반대급부, 즉 불가역적인 체제보장을 받는 것으로 경제발전 노선으로 전략을 변경해 정상국가의 원수로 거듭날 준비를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방증하듯 전원회의는 "당과 국가의 전반사업을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지향시키고 모든 힘을 총집중할 것"이라는 내용의 '혁명발전의 새로운 높은 단계의 요구에 맞게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데 대하여'라는 결정서를 채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핵보유보다 거래를 통해 경제발전을 위한 기반, 즉 체제보장 및 북·미 수교, 경제협력 등 패키지 선물을 원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때 패키지를 내놔야 핵폐기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의 패키지 선물을 받고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순간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등 주변국가의 경제적 지원 등이 복합적으로 추진되면서 고도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략적 계산이 깔렸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한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북한의 체제보장을 어떻게 확실하게 보장하고 경제발전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남북회담이라는 길잡이를 거쳐 이뤄지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와 김정은 간 '통큰 담판'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 및 사회주의 경제노선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