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洪대표님, 제발…" 한국당 출마자들 洪대표와 거리두기

남경필, 洪 강성기조 부담 “깊이 생각하고 말씀했으면”
유정복 “몰상식하고 무책임” 김태호 “너무 나갔다” 지적

"洪대표님, 제발…" 한국당 출마자들 洪대표와 거리두기


자유한국당내 6.13 지방선거 출마자들 사이에서 홍준표 대표와의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홍 대표의 언행을 놓고 당 지지율은 물론 지방선거 구도에서 다소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섞인 '정무적 판단'이 깔려 있다.

일단 홍 대표가 4.27 남북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위장평화쇼'라고 깎아내린 것이 발단이 됐다. 발언 이후 모처럼 조성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한국당이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이다.

안보이슈에 강한 한국당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하는데 전체 회담 성과를 평가절하하면서 여론이 싸늘하게 돌아서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선거 주자, 홍대표 '거리두기'

6.13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둔 후보들은 최근 강성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홍 대표를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일부 후보는 아예 홍 대표를 강도높게 비판하는 등 '내부 총질' 상황이 벌어지면서 6.13 지방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재선에 도전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날 홍 대표를 향해 "깊이 생각하고 말씀했으면 한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남 지사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 일반적인 생각과 동떨어지면 지지를 받기 어렵다"며 이 같이 밝혔다.

남 지사는 또 한국당의 지방선거 슬로건인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에 대해서도 국민 편가르기 조장이라는 불만을 표출하며 교체를 요구했다.

일부 예비후보들은 홍 대표가 직접 지은 지방선거 슬로건을 아예 선거운동에서 빼는 방안을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장 재선에 출사표를 던진 유정복 인천시장은 홍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다.

유 시장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관련 발언은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하고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ㅣ

한국당의 텃밭인 경남지사 선거에 나서는 김태호 후보도 홍 대표가 경남지사 시절 결사반대했던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놓는 등 정책적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김 후보는 남북정상회담을 비판한 홍 대표에게 "너무 나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당명이나 로고가 없는 빨간색 점퍼만 입는 등 '홀로서기'에 나선 모양새다.

■지도부 수습에도 갈등 불씨 여전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홍 대표간 내홍이 심화되자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정파를 달리 하는 정당 대표의 표현 문제를 놓고 발언 취지와 의도마저 왜곡하고 당사자에 대한 지나친 인격모독과 비하를 서슴지 않는 데는 정중히 유감을 표한다"며 "홍 대표에 대한 지나친 인신공격은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홍 대표의 강경발언에 대한 내부 성토를 수습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홍 대표도 쉽게 물러서지 않고 있다.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남북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평가절하로 당 안팎으로 역풍을 맞고 있는 데 대해 "그만큼 내 의견이 맞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논쟁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제1야당 대표가 자기들과 의견이 다르다고 남북이 하이에나처럼 떼를 지어 달려들어 물어뜯는 사례가 단 한번이라도 있었느냐"고 강조했다.

앞서 홍 대표는 부산지역 언론과의 간담회에선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반발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도 남북회담 결과에 부화뇌동해야 그 표가 우리한테 온다고 생각하느냐"며 "남북회담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는 당이 우리밖에 더 있느냐"고 반박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