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0년부터 색깔이 들어간 유색 생수병, 음료수병 생산이 사실상 금지된다. 택배·전자제품 등의 과대포장을 막을 기준도 마련된다. 이달부터 커피전문점에서 1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면 10% 가격할인을 받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감축하고 재활용률은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종합대책은 제품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각 순환단계별 개선대책을 담았다. 우선 제조단계에선 모든 생수·음료수 등에 무색 페트(PET)병만 사용토록 하고 환경에 유해하면서 재활용이 어려운 PVC 재질 등은 쓸 수 없도록 했다. 생수·음료수 페트, 유리병에 다른 재질이 혼합되거나 특이한 색상이 들어갈 경우 생산자에게 재활용 비용을 차등 부과한다. 맥주 등 품질유지가 필요한 일부 제품이 여기에 해당될 것으로 관측된다. 재활용 의무대상 포장재에 대한 평가는 의무화한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아 자원재활용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병에 붙어있는 라벨은 떨어지기 쉽도록 개선한다. 정부는 지난달 19개 주요 생산업체와 이 같은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정부는 이행하지 않으면 언론에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생산자가 판매한 제품·포장재에 대한 재활용 의무도 확대·강화된다. 재활용 의무가 없던 비닐·플라스틱 제품 등이 의무 대상으로 단계적 편입한다. 비닐장갑, 세탁소 비닐, 에어캡, 바닥재 등이다. 재활용의무대상 품목은 현재 43종에서 2022년까지 63종으로 늘인다. 현재 전체 생산량 중 66.6%만 내고 있는 폐비닐 생산자 분담금은 전체 비용부담으로 확대한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재활용 수익성이 낮은 비닐류는 우선 재활용 의무율을 현행 66.6%에서 2022년까지 90%로 상향 조정하고 출고량 전체에 대해 재활용 비용을 부과해 재활용 업계 지원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단계에선 과대포장 억제와 1회용품 사용 저감으로 2022년까지 1회용 컵 및 비닐봉투 사용을 35% 낮춘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 마켓·택배 등 운송포장재 과대포장 방지라인을 오는 10월까지 마련하고 법적 제한기준도 세운다. 일반 포장재를 과다하게 쓴 제품은 대형마트 진열·판매를 금지하며 전자제품 등의 과대포장 제한 기준은 신설한다.
대리점이나 상점이 1회용품 제한기준을 위반할 경우 소규모 5만원, 중기업 10만원 수준의 현행 과태료를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이는 정부·지자체·시민사회 합동 점검반이 연중 살펴본다.
이달부턴 커피전문점 등에서 1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할 경우 판매가의 10% 수준에서 할인해주는 방안도 담았다. 테이크아웃 컵은 반납하면 컵 보증금을 준다. 매장 내에서 머그컵을 사용할 경우 리필이 자유로운 반면 1회용 컵은 점차 사용이 금지된다.
분리·배출 단계에선 알기 쉬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스마트폰 앱 등으로 보급하며 현장안내 도우미를 수도권 아파트로 보내 분리배출 요령을 설명해주기로 했다. 단독주택 등 취약지역은 전담 관리인을 지정·운영한다.
수거 선별단계는 수거중단 사전 통보 의무화, 수거중단 대응 매뉴얼 정비, 지방자치단체의 의무이행 법적 근거 마련, 공공선별장 정부 지원 확대, 자활용품 가격 하락에 대비한 아파트 가격연동 표준계약서 보급 등을 담았다.
재활용단계는 생산자 분담금 등을 활용해 500억원 규모의 시장 안정화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환경부와 유관기관, 업계가 참여하는 (가칭)재활용시장 관리 위원회를 설치하며 국내 재활용 제품의 수요확대를 위해 공공조달 지침·규격, 가점 등 관련 규정정비를 추진한다.
고형연료(SRF)의 경우 생활계 폐비닐로 제조한 검사·조사 통합운영, 하수슬러지 소각시설 등 규제는 합리화하면서 대기배출허용기준 등 환경관리 기준은 강화키로 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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