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청사에 지방선거 홍보 슬로건 래핑작업. 연합뉴스 자료사진.
6.13 지방선거가 공식선거운동 시작(5월 31일)을 20여일이나 앞두고 전국적으로 네거티브·고소고발이 난무하는 등 조기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11일 현재 각당에 따르면 여야 공천이 대체로 마무리되고 지역마다 여야간 선거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이같은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일부에선 지역 대표일꾼을 뽑는 지방선거가 정책 공약 대결은 실종되고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흙탕물 싸움으로 전개되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낙동강 전투로 불리며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중 하나로 떠오른 부산시장 선거는 정치적 비중 만큼이나 네거티브 공방도 과열되고 있다.
한국당의 서병수 시장과 민주당 오거돈 후보가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양쪽은 '후보 친척 부동산 투기' '학위논문 표절' , 4년간의 시정평가 등 각종 의혹과 이슈를 놓고 연일 치열한 공성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문대림 후보와 무소속 원희룡 지사가 경쟁을 벌이는 제주도지사 선거도 특정 후보의 의혹 등을 두고 상호 비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달 24일 문대림 후보에 대한 부동산 투기 관련 의혹을 두고 적패론을 제기하며 "제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공세를 폈다.
문 후보는 네거티브 공세와 관련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묻지마'식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며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또 클린 법률지원단을 확대 개편 하는 등 법적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도 후보간 신경전이 갈수록 위험수위를 오가고 있다.
남경필 지사는 최근 페이스북에 "제가 남북정상회담 직후 문 대통령을 응원하자 이재명 후보께서 '유리할 때는 칭찬하고 불리하면 언제든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며 "이 후보가 이런 비판을 할 자격이 있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비난했다. 이 후보측 백종덕 대변인은 "남경필 지사는 민주당 이간질 말고 자한당 집안 단속이나 하시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홍준표 대표는 '위장평화쇼'라는데 남 지사는 '박수치고 응원할 것'이라고 하는 등 대표와 후보가 손발이 안맞는다"고 했다.
지역의 교육 정책을 책임질 전국 교육감 선거도 곳곳에서 혼탁양상을 보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경북교육감 선거는 풍자만화를 둘러싼 논란에 음주운전 전과기록, 사기혐의 의혹 등을 놓고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느 정치선거 못지 않은 진흙탕 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선거가 본격화될수록 과열 혼탁 양상을 보이면서 적발 선거사범도 늘고 있다.
경찰청의 선거사범 단속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불법행위자 80명을 검거해 2명을 구속했고, 총 467건에 791명을 수사 중이다.
부산대 정치학과 김용철 교수는 "지역발전을 이끌 후보를 뽑는 지방선거가 공약 경쟁이 실종되고 네거티브 각축전만 전개되는 것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각당 지도부가 대대적인 자정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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