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가짜 경유 약 30억 원 상당을 제조해 판매한 주유소 업자와 종업원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경유에 등유를 넣어 만든 가짜경유를 판매한 혐의(석유및석유대체연료사업법위반 등)로 주유소 업주 오모씨(48)를 구속하고 종업원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 2월 8일까지 경기 고양시 한 주유소에서 경유에 등유 약 15%를 섞어 만든 가짜 경유 약 260만L(약 31억 원)를 제조, 판매한 혐의다. 가짜 경유를 만들어 판매하면 일반 경유보다 L당 700~800원 정도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가짜 경유 생산, 유통을 막기 위해 등유 속에 식별 물질을 첨가토록 하고 있다. 이에 단속원이 식별 테스트 약품을 떨어뜨리면 진짜 경유는 무색으로 바뀌고 등유를 넣은 가짜 경유는 연 보라색으로 바뀌어 육안으로 적발이 가능하다.
조사 결과 이들은 이 식별 물질을 제거하는 장치를 주유기 내부에 설치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장치에는 백토와 활성탄이 1:1 비율로 섞여 있어 등유가 장치를 통과하면 화학 작용을 통해 등유 속에 있는 식별 물질이 제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가짜 석유에 식별물질이 제거됐는지 테스트 약품을 떨어뜨려 확인하기도 했으며 일반 경유에 비해 색이 옅을 경우 특별 염료를 첨가해 단속망을 피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오씨가 인터넷을 통해 장치를 구매했다고 진술한 점을 토대로 여러 군데서 이 장치가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 해당 판매업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또 경유를 넣어야할 관광버스나 화물트럭에 등유를 주유한 석유판매 업자 이모씨(49) 등 3명을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1일부터 올 3월 14일까지 경기 김포 일대에서 화물차나 관광버스 기사 10여명과 공모, 차량에 등유를 넣어 3억 2000만 원(약 33만L)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주로 단속반원들이 모두 퇴근한 심야시간 대에 눈에 잘 띄지 않는 공터에서 만나 단속을 피했다"고 말했다.
운전기사들은 사업체에 소속된 지입차주로, 이들이 회사에서 나오는 주유비를 일부 편취하기 위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적발된 10여 명의 운전기사에 대해서는 과태료 등 행정처분 대상인 관계로 관계부처 등에 통보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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