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글로벌 성장세 둔화에 美증시 울상

세계 제조업지수 9개월 최저, 글로벌 수요척도인 BDI지수..지난달 고점 대비 22% 폭락

【 워싱턴 서울=장도선 특파원 윤재준 기자】 유럽을 비롯한 일부 경제권의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면서 미국 증시의 낙관론이 약화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증시는 강력한 글로벌 성장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 1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JP모간 체이스와 IHS 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업지수는 지난달 53.1로 하락, 9개월 최저를 기록했다. 글로벌 서비스업지수도 2월의 54.8에서 4월 53.8로 후퇴했다. 유로존의 5월 기업 활동은 1년 반 최저 수준으로 약화됐다.

선박 운송 비용을 측정하는 발틱 건화물 운임지수(BDI)는 지난달 최근 고점 대비 22%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BDI를 글로벌 수요의 대리 지표로 간주한다. 글로벌 경제 활동의 또 다른 척도로 평가되는 구리 가격도 올해 5% 가량 내렸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선진 경제권 전반의 경제 데이터들은 2017년과는 정 반대로 올해 들어 시장 전망을 큰 폭 하회했다.

WSJ은 예상을 상회한 5월 고용보고서 등 미국의 양호한 경제 상황을 가리키며 가까운 시일내 경기침체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유럽 등 일부 지역의 완만하지만 분명한 성장 둔화세는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추세로 이어지며 증시를 제약하고 있다.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글로벌 경제 자문 조아킴 펠스는 WSJ에 "우리는 대체적으로 시장이 일련의 거친 각성의 과정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에서 비롯된 글로벌 무역전쟁 위기,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시장의 취약성 노출, 일부 유럽 국가들의 정국 불안도 미국 증시의 불안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연합(EU)와 멕시코, 캐나다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위협으로 촉발된 글로벌 무역전쟁은 글로벌 성장을 0.1% 포인트 떨어뜨리고 미국의 중국산 수입 제품에 대한 관세도 세계 경제 성장률을 0.9% 포인트 하락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등 보복 관세는 기업신뢰지수까지 떨어뜨리는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모간 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매니징 디렉터 앤드류 슬리몬은 "우리는 미국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험에 점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