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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국제 지식재산권 및 산업보안 컨퍼런스]"빅데이터 활용 쉽지만 보안 어려워… 정부 전담팀 신설을"

세션2. 혁신성장 안전판으로서의 산업보안
패널토론.. 개인 관점에서 보호 불가능, 한국정부 강력 규제 필요성
보안 신기술 부상 블록체인..해킹 가능성 열려있어 한계

[제8회 국제 지식재산권 및 산업보안 컨퍼런스]"빅데이터 활용 쉽지만 보안 어려워… 정부 전담팀 신설을"
파이낸셜뉴스와 특허청이 공동주최하고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이 주관하는 '제8회 국제지식재산권 및 산업보안 컨퍼런스'가 7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막됐다. '혁신성장 안전판으로서의 산업보안'이란 주제로 진행된 두번째 세션에서 안성진 성균관대 교수가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성진 성균관대 교수, 스캇 워런 스콰이어패튼보그스 변호사, 손승우 단국대학교 교수, 이태영 법무법인 세종 수석변리사, 최진혁 경찰대 교수. 사진=박범준 기자

전문가들은 최근 페이스북 정보유출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정보를 수집하는 기술에 비해 지키는 보안기술은 오히려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은 기술이 눈 깜짝할 사이에 유출되는 경우가 많고 내부인력의 이직을 통해 빠져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7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8회 국제 지식재산권 및 산업보안 컨퍼런스' 세션2의 패널토론에선 '혁신성장 안전판으로서의 산업보안'을 주제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화두는 '정보(산업기술·개인정보)를 어떻게 지키느냐'였다.

■"정부 내 기술보호팀 신설해야"

최진혁 경찰대 교수는 "빅데이터 관련 우려가 많다. 페이스북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앞서 대규모 정보유출 스캔들로 곤욕을 치른 페이스북이 이번엔 중국 거대 IT기업과 데이터 공유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며 "빅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업적으로 잘 이용할 수 있지만, 개인적 관점에선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또 개인의 정보만큼이나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기술 역시 보안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손승우 단국대 교수는 "시쳇말로 '실 고르는 상황에서 기술이 침해된다'고들 한다. 실제 디자인 관련 특허는 동대문시장에서 즉시 퍼진다. 디자인과 다른 무형의 기술은 내부직원이 퇴사하면서 빠져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디지털포렌식 접근이 필요한데 현재 우리 정부의 인력은 기술보호팀 사무관, 주무관 가지고선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손 놓고 있지 않으려면 기업 입장에선 기술유출을 입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고, 정부는 중소기업벤처부를 통해 수사 경험이 있는 인력을 갖춘 센터나 팀을 구성해야 한다. 문제는 예산인데, 상당한 예산과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 중기부에서 내부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정부가 관련부처를 신설하고 징벌적 배상 등을 통한 정보관리 주체의 사회적 책임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스캇 워런 스콰이어패튼보그스 변호사는 "한국 정부가 기술탈취에 대한 벌금을 더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기술유출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 정보보호 만능열쇠?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기업 특허 관련업무 담당자들의 궁금증도 적지 않았다. 특히 "소송 외 방법으로 분쟁을 해결한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이 청중석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태영 법무법인 세종 변리사는 "미국·중국의 특허활동이 증가하면서 소송도 분명히 증가할 것이다. 다만 해외소송을 준비하는 데 있어 중소기업이 그만 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현장을 경험한 바로는 소송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정답이지만, 처음부터 피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변리사는 "소송을 제기하는 자체가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적극적 수단이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암호화폐 등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블록체인' 기술이 정보보호의 획기적 변화를 만들어낼지 여부도 토론의 화제가 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혁신적인 것은 사실이나 정보보호의 만능열쇠가 될 수 없다고 봤다. 최진혁 교수는 "블록체인은 우수한 기술이지만, 해킹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개수가 많고 대상을 특정하기가 어려울 뿐"이라며 "그만큼 많은 사람이 거래를 공유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또 다른 위험성이 확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 역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손 교수는 "블록체인이 모든 걸 해결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특별취재팀 오승범 팀장 안승현 김용훈 성초롱 조지민 김경민 이태희 최재성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