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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없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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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PER 8.7배.. 선진국 시장의 절반 수준
"한국증시 재도약 계기".. 짐 로저스 긍정적 평가

북미회담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없애나

12일 열리는 북미회담을 계기로 한국 증시가 재도약할지 주목된다. 북미회담에서 북한 핵폐기를 둘러싸고 긍정적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짐 로저스 "한국증시 재평가"

미국의 세계적 투자가인 짐 로저스(로저스 홀딩스 회장)는 북미정상회담이 한국증시 재도약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짐 로저스는 지난 8일 싱가포르에서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와 만나 "북미회담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구체적인 성과를 끌어낼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이 경우 한국 기업과 경제는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자본이 북한의 잘 교육된 젊은 인력 및 풍부한 자원과 결합해 큰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짐 로저스는 지난 2015년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고 싶다"고 밝힌데 이어 이듬해인 2016년에는 북한 화폐와 채권투자를 언급하는 등 북한 투자와 관련된 대표적인 투자 분석가로 꼽힌다.

■장및빛 전망 잇따라

지정학적 리스크 등 한국증시의 저평가 수준은 심각하다.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월 말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날(MSCI)지수 기준 9배에 미치지 못했다. 신흥국 시장 평균치의 3분의 2, 선진국 시장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PER는 수치가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를 밑돌고 있다. PBR 1배 미만은 현재 가치가 청산가치보다도 낮다는 것을 뜻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월 장중 2600선을 넘겼지만 2월 미국발 인플레이션 쇼크에 급락한 이후 상반기 내내 2300~2500대를 횡보하고 있다.

이 같은 불안한 장세 속에 북미회담이 증시 재도약의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지난 4월 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내외 증권사들은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었다. 모건스탠리는 "평화체제가 정착되면 한국증시가 단기간에 최대 15%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했고, CLSA는 "지금은 일단 한국 주식을 사야 할 때"라고 했다. 골드만삭스도 "한국증시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권사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남북 갈등이 해소되면 단숨에 3000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평화체제 정착과 함께 배당성향이 지금의 2배로 높아질 경우 코스피지수가 36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내놨다.

■코스피 3000~3600 전망도

시장에서는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파급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본다. 남북정상회담이 물꼬를 텄다는데 의의가 있다면 북미회담은 구체적인 이행방안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은 여러가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것이 남북이 휴전 상태라는 점"이라며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연내 코스피는 3000포인트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이 먼 여정이라는 데서 신중론도 적지 않다. 한 외국계 증권사 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정학적 요인보다 산업구조적 특성과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라며 "조금 더 냉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