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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Change] "설비·건설투자 부진이 하반기 복병"

창간 18주년 5대 경제연구원장 경제전망
"상반기보다 위축될 것"
정책 집행력 세진 文정부, 기업 투자 환경 만들어줘야

[Big Change] "설비·건설투자 부진이 하반기 복병"

올해 하반기 경기는 상반기보다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설비, 건설 등 투자증가율 둔화가 경기위축을 가속화할 최대 위험요인으로 꼽혔다.

6·13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정책 집행력을 강화한 문재인정부가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경제환경 조성을 서둘러야 한국 경제가 안정적 성장경로를 밟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뉴스가 21일 국내 5대 경제연구원장 초청 '2018년 하반기 경제전망 및 정책진단' 좌담회 내용을 종합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 좌담회는 파이낸셜뉴스 창간 18주년을 맞아 지난 1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김주현 파이낸셜뉴스 사장 사회로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민관 싱크탱크를 이끌고 있는 경제연구원장들은 이구동성으로 투자부진을 가장 우려했다. 최정표 원장은 "성장 기조는 유지하지만 설비, 건설투자 때문에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동근 원장은 "기업들이 투자를 안하고, 건설투자는 부동산 억제정책으로 정체 내지는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어 전반적 경기 흐름이 침체 초기단계"라고 진단했다. 권태신 원장은 "정부의 반기업 정서로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고 밝혔다.

투자위축에 대한 해법은 민간과 정부 싱크탱크가 달랐다. 권태신 원장은 규제개혁, 노동시장 유연화 등 노동개혁과 생산성 제고 노력 병행을 제시했다. 이동근 원장 역시 "(기업들에 불리한) 고비용 인건비와 입지환경 등 규제 해소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최정표 원장은 기업 체질개선을 전제로 내세웠다. 최 원장은 "세습으로 기업가 정신이 퇴색되고, 오너가 절대적 권한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의 내부구조가 선진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영 원장도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공정한 룰과 자유로운 경쟁이 보장되는 사회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동열 원장은 "기존 제조업이 첨단 제조업으로 변모할 수 있는 국가 투자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재인정부의 대표적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견해도 팽팽하게 대립했다.

이동근 원장은 "(반대하지는 않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권태신 원장은 "임금·소득 상승과 함께 생산성 향상이 동반되지 않으면 기업의 비용이 올라가고,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김동열 원장은 "소득증가와 소비증가의 선순환 효과로 일컫는 소득주도성장은 시간을 두고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표 원장은 "소득주도성장은 조세개혁, 복지 확대, 소득재분배 정책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현 단계에서 비판부터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이재영 원장은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의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며 (추후 이어질) 세제개편에 따른 부의 재분배, 저소득층 지원 등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pride@fnnews.com 이병철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