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경남개발공사 채용 과정에서 사장 친구 딸 등 채용 특혜 주장
인사부장·채용 담당자, 기간제 근로자 3명에게 필기시험 답안지 사전 전달
경남시민주권연합이 25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개발공사 채용비리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창원=오성택 기자】 경남도 산하 경남개발공사에 대한 비리 의혹이 화수분처럼 끝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남시민주권연합은 25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개발공사 직원채용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시민주권연합은 “경남개발공사 직원 채용비리에 대해 내부 직원으로부터 익명으로 우편을 통한 제보가 들어왔다”며 “지난번 호화 외유성 해외출장 건에 이어 채용비리 등 다양한 비리에 대한 제보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주권연합에 따르면 경남개발공사는 지난 2014년 12월 미리 합격자를 내정해 놓은 상태에서 직원채용공고를 냈다.
당시 채용전형은 영어와 상식 등 필기시험과 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선발한 다음, 결격사유조회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당시 경남개발공사 S인사부장과 L 채용업무 담당자가 합격자로 내정해 놓은 H·J·P 등 3명의 기간제 근로자에게 사전 답안지를 전달했다고 폭로했다.
이들 3명은 당시 경남개발공사 박재기 사장의 운전기사와 친구의 딸 및 지인의 딸로 3명 모두 기간제 직원으로 근무 중이었으며, 지금까지 경남개발공사에 정규직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은 기간제 근로자로 각각 5개월과 3개월, 11개월 만에 정규직으로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주권연합은 “경남개발공사 뿐만 아니라 경남도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비리 의혹이 엄청 많다”면서 “산하기관장에 대한 낙하산 인사가 기관장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비리를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 특권자들은 도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임명권자를 위해 충성을 바치며 특권을 남용해 채용비리 등 각종 비리를 양산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남개발공사는 답변을 회피했다.
시민주권연합은 경남도와 김경수 도지사 당선인에게 도 산하기관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를 촉구했다.
시민주권연합은 △낙하산식 기관장 임명금지 △감사제도의 개혁을 통해 실질적인 관리감독 강화 △비리 당사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통해 공직기강 확립 △각종 위원회 위원, 회의록 등에 대한 자발적 공개를 통한 투명한 행정 구현 △경직된 관료조직 혁파 등 행정조직 개편 등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그러면서 경남도가 경남개발공사에 대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철저한 감사 및 의혹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장이 공석인 경남개발공사는 지난 3일 지방선거를 불과 10일 앞두고 사장직무대행을 포함한 2~3급 고위급 직원 등 9명이 영국과 독일, 프랑스로 8박9일간 외유성 해외출장을 떠났다가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이틀만에 귀국했다.
또 이 과정에서 반성은커녕 시민단체 등에 정보를 유출한 내부고발자 색출에 나서 빈축을 샀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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