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난민대책도민연대 “예멘인 취업 허용 정부 책임 묻겠다”
6개 단체 참여…“자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게 우선” 반발
예멘 난민 돕기 ‘제주 난민 인권을 위한 범도민 위원회’도 출범
장로회 제주노회 정의평화위 "난민, 혐오 아닌 환대" 촉구
지난 25일부터 예멘인 난민 신청자에 대한 난민 인정 심사가 시작되자 예멘인들이 일정과 취업 등을 알아보기 위해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좌승훈기자] 제주도에 체류 중인 예멘 난민 수용 문제를 놓고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예멘 난민 사태에 대해 반대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제주난민대책도민연대 등 도내 6개 단체는 28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제주 예멘인 난민신청 사태를 법에 따라 엄정하고 신속하게 처리해 국민의 우려와 논란을 해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법부무가 난민 신청 예멘인들에 대해 취업허가를 내준 것은 난민법상 원칙을 어긴 것”이라며 박상기 법무부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난민법에서 난민 인정 심사기간인 6개월 동안 취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은 취업이민을 하려는 가짜 난민의 목적을 달성시켜주는 처사나 다름없기 때문"이라며 "법무부가 공공연하게 난민법의 규정을 무시해 난민신청자들에게 취업허가를 해 준다면 그 누가 난민법을 준수하려 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난민법에서는 난민 신청이 들어오면, 6개월 이내에 심사를 마치고 난민 인정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심사 기간 내 취업도 제한된다. 취업을 제한하는 것은 ‘가짜’ 난민이 대거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법무부는 지난 6월14일 제주로 들어 온 예멘 난민 신청인들에게 취업을 허가했다.
이들은 "법무부장관과 출입국 외국인청은 난민인권 단체의 대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주권과 국경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로서의 막중한 책무를 지니고 있는 공무원"이라며 "정부는 미온적 태도로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을게 아니라 즉시 필요한 조치에 나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외국인의 기본 인권도 보호해야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히 일을 처리하고, 자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즉시 필요한 조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날 제주난민대책도민연대가 배포한 성명서에는 ‘나라사랑어머니회 제주지부’와 ‘사랑의 재능 기부회’, ‘바른인권 국민대연합’, ‘우리문화사랑 국민연대’, ‘한국 난민 신청자 외국인대책협회’ 등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예멘인들이 제주에 온 후 공항에서 택시를 잡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난민을 돕기 위해 제주도내 종교·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 33개 단체로 구성된 ‘제주 난민 인권을 위한 범도민 위원회’도 출범했다.
제주 난민 인권을 위한 범도민 위원회는 지난 26일 민주노총 제주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상임공동대표에 김상훈 천주교제주교구이주사목센터 나오미 사무국장, 김성인 제주예멘난민대책위원회 위원장, 이경선 제주여민회 상임공동대표, 최석윤 제주인권평화연구소 왓 대표, 홍기룡 제주평화인권센터 대표를 선출했다.
제주난민인권범도민위는 정부에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난민 관련 입장을 신속히 표명하고, 난민 정책과 인종 차별, 혐오를 방지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난민 인권 보호 방안과 이들을 포용한 행정정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제주노회 정의평화위원회도 28일 성명을 통해 “제주 예멘 난민을 향한 혐오와 차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법이 허용하고 있는 정당한 기간 동안 이들을 인류애로 보호해아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평화위원회는 이어 “난민을 둘러싼 이른바 ‘가짜뉴스’로 무분별한 여론이 양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엄중한 경고가 필요하다”며 “정부에 대해 예멘 난민 상황을 인권지표로 삼고, 법과 원칙에 따라 난민심사를 신속히 진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