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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Change] 카자흐 진출하려면.. 현지 한국인 교수의 조언

알마티 키맵大 이근중 교수

[Big Change] 카자흐 진출하려면.. 현지 한국인 교수의 조언

【 알마티(카자흐스탄)=이환주 기자】 "사회주의 국가에서 자본주의 국가로 체제를 바꾼 카자흐스탄의 사례를 향후 남북 경제협력, 북한의 경제구조 연구를 위해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키맵대 이근중 교수는 1991년 구소련에서 독립해 현재 러시아와 함께 독립국가연합(CIS)의 맹주로 떠오른 카자흐스탄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카자흐스탄은 독립 후 공무원, 국민에게 집을 나눠주며 재산의 사유화정책을 폈다"며 "이후 1992년부터 해외 직접투자, 조인트벤처 등 해외 투자를 직접 유치해 외국 기업을 빠르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카자흐스탄은 금융의 사유화도 시작했다. 외국계 은행이 카자흐스탄 금융시장에 진출했으나 미성숙한 경제와 국민의 의식 수준이 따라오지 못하면서 부실대출 등으로 문을 닫는 은행들이 생겼다. 현재 신한은행은 카자흐스탄에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민은행은 카자흐스탄 현지 은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출했다가 현재는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이 교수는 "카자흐스탄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제도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문화와 사회적 배경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삼성물산의 발하슈 화력발전소, LG상사의 악토베 정유공장 추진 사업이 백지화된 것은 카자흐스탄의 경제와 기업문화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부족한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카자흐스탄의 기업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5가지 요소를 주제로 최근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권력 거리, 남성적 문화, 개인주의, 불확실성 회피, 장기적인 목적 지향성이 5가지 요소"라며 "사회주의 문화가 남아있어서 권력 간의 위계가 확실한 반면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면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 인센티브가 크지 않으면 직장을 2~3년 만에 떠나는 현상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15년 카자흐스탄에 진출해 5~10년 이상 된 기업인 약 120명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했다. 기업인들은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이유로 중앙아시아 진출의 교두보, 높은 성장잠재력 등을 꼽았다.

"한국 기업은 카자흐스탄 진출을 생각할 때 한국에서 쓰던 제조업 (중고) 기계를 수출하는 방식 등을 생각한다"며 "이는 잘못된 생각으로 카자흐스탄 정부는 첨단산업 육성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아스타나에서 개최한 에너지 엑스포를 통해 카자흐스탄은 205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며 "향후 IT 첨단 국가를 지향하는 만큼 전기자동차, 핀테크기업, 블록체인 관련 첨단 우리 기업에 기회가 열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친기업적 정책은 물론 국영기업의 적극적인 민영화도 추진하고 있다. 2022~2030년까지 현재 500개가 넘는 공기업의 사유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지 주식시장을 통해 기업공개(IPO)를 하거나 외국 기업에 의한 인수합병 및 지분인수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교수는 "카자흐스탄 내에도 국부의 해외유출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관료주의하에서 낮은 생산성을 극복하기 위해 적절한 지분보유 수준 등을 고민하고 있다"며 "국민주 발행, 현지 자본가들에 의한 기업 인수 등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청년들이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