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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단기차입 확대' 대우건설, 신용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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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차입약정 기한이익상실(트리거) 조항에 임박한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다. 신용등급이 현재 상황보다 두 단계 떨어지면 수천억원이 넘는 부채를 한꺼번에 상환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우건설은 단기물 차입을 대거 늘리고 있다. 차입구조가 단기화하면서 대출의 질적 구조도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1년 이내 차환하거나 현금상환해야 하는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발행 잔액은 총 7050억원에 이른다. 금융기관으로부터의 빌린 단기 차입금 8000억원, 기타차입 등을 포함하면 단기차입금 규모는 1조6000억원(7월 12일 기준)을 넘는다.

대우건설은 이달 8일 사모채 100억원어치를 발행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200억원어치를 찍었다. 올해 4월부터 지금까지 사모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1150억원 수준이며, 모두 1~2년물로 구성됐다.

신용평가사들은 단기화하는 대우건설의 차입구조에 대해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대우건설은 지속된 해외부문 손실 발생에 따른 대외 신인도 저하로 이자부담 증가, 차입금의 단기화 등 차입금의 질적 수준이 다소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신용도가 현재 수준보다 두 단계 하락하는 경우다. 대우건설의 회사채, 차입금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보증과 관련 일부 약정에는 신용등급이 BBB0로 하락할 경우 6700억원(3월 말 기준) 규모가 기한이익상실 조항에 걸린다. 대우건설의 현재 신용등급은 A- 수준이다.

다만, 대우건설은 580억원 규모의 해외 은행 차입금에 걸린 기한이익상실 우려는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해외 은행 차입금 약정에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 330% 초과 시 580억원 규모가 기한이익상실 조항에 걸린다는 조항도 포함된 바 있다. 대우 건설 측은 "580억원은 10일 현금상환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1·4분기 말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323.1%로 전기 말 272.3%보다 5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기존 회계방식을 적용하면 부채비율이 257.8%이지만 새로운 회계기준을 적용하면서 부채비율이 올라가면서 기한이익상실에 대한 우려를 낳은 바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대우건설은 일부 우려를 낳았던 해외 건설 부문은 시공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며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낮으며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분양성적이 양호한 것을 바탕으로 해서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있다. 한꺼번에 신용등급이 두 단계 낮아질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우건설은 자본 및 현금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높은 수준"이라며 "중단기적으로 우수한 영업실적 시현 전망에도 공사비 투입 확대, 신규 수주 관련 자금 소요 등으로 추가적인 재무안정성 개선 수준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