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주행거리 기준 높아져 中업체들 보조금 낮아질듯
주행거리 긴 韓 배터리 3社 높은 기술력으로 보조금 공략
올해부터 바뀐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배터리 3사에 새로운 기회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연속충전거리가 짧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규모를 줄이는 대신 고성능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늘리면서 지금까지 정부 보조금으로 연명하던 중국 하위업체들이 위기를 맞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보조금에서 철저히 외면 받았지만 기술력은 우월한 국내 업체들이 그 공백을 파고 들 것으로 기대된다.
■中 보조금, 고성능 배터리 제조사에 유리
26일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6월12일부터 새롭게 시행된 중국 정부의 배터리 전기차(BEV)보조금 지급기준은 연속주행거리에 따라 보조금 액수가 크게 바뀌었다. 지난해까진 연속주행거리에 따라 100~150㎞ 2만위안, 150~250㎞ 3만6000위안, 250㎞이상 4만4000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올해부턴 연속주행거리가 최소 150㎞이상이 돼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고, 300㎞이상 달릴 수 있는 차에 대한 보조금을 신설했다. 150~200㎞ 1만5000위안, 200~250㎞ 2만4000위안, 250~300㎞ 3만4000위안, 300~400㎞ 4만5000위안, 400㎞이상 5만위안을 준다. 이 기준은 6월12일부터 시행 중이다.
업계에선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 변화에 따라 국내 전기차배터리 제조업체가 중국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현재 지나치게 과점화돼 있는 중국 EV배터리 시장을 감안하면 향후 고성능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국내 업체들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중국 1위 업체인 CATL 시장점유율은 26.1%다. 2위인 BYD가 15.5%이며 3위부턴 점유율이 10%도 안된다. 현재 중국 업체 중 고성능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CATL 뿐인데, 중국 정부가 2025년까지 목표로 하는 EV 생산량 700만대를 감안하면 CATL 혼자선 불가능하다.
한국전지산업협회 이명규 팀장은 "전기차 배터리는 니켈 함량을 극대화해야 주행거리가 상승하고, 망간과 코발트 등은 안전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며 "앞서 중국 배터리업체들을 방문해 확인했던 경험을 미뤄비춰 볼 때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은 아직 국내 업체들에 뒤쳐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中 하위권 배터리업체 '구조조정' 가속화
아울러 중국 정부는 또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해 보조금을 부당하게 지급받은 기업은 보조금 몰수와 벌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위법 정도가 심각하면 보조금 수급 자격도 박탈한다. 보조금으로 연명하던 중소 배터리업체에 대한 '구조조정'인 셈이다. 나아가 중국은 2020년까지 기존 보조금을 완전히 없앨 계획이다.
실제 중국 내에선 이미 전기차배터리 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지난 달 중국 3위 업체였던 옵티멈 나노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공장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회사인 인롱에너지 역시 판매량 둔화로 다수의 설비에서 생산을 미뤘다.
6월 12일부터 전격 시행된 보조금 축소 여파로 인해 연속주행거리가 짧은 전기차들의 생산량과 판매량이 급감한 탓이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생산 라인에서 출고된 배터리 전기차는 6만4000대로 5월 대비 16%이상 감소했다. 같은 달 판매량도 23% 급감한 6만3000대를 기록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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