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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증권사 IB 경쟁에 조달도 확대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사업 강화를 위해 주가연계증권(ELS)과 회사채 발행을 대폭 늘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와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1~8월 ELS(ELB 포함) 발행액은 76조714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권사들의 ELS 발행규모(62조1925억원)에 비해 23%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하반기 초대형 IB들의 기업여신 경쟁이 시작되면서 주요 증권사들의 자금조달 수단인 ELS 발행은 급증했다. 2016년 82조 7731억원, 2017년 115조864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 들어 8개월 동안 초대형 IB 5곳의 ELS 발행액은 55조307억원으로, 전체 ELS 발행규모의 71.7%를 차지했다.

증권사의 회사채 발행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연초 이후 3조9400억원어치를 찍었다. 2016년 2조3280억원, 2017년 2조9570억원과 비교해 발행량이 대폭 확대됐다.

증권사들은 ELS와 회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기업여신 업무를 확대하고, 채권을 인수하는 업무에 주로 사용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IB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증권사들이 자금조달 수단을 다각도로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각 사업 영역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떨어진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으로도 회사채는 발행됐다. 일부 증권사들은 프라임브로커리지(PBS) 확대 경쟁으로 순자본비율(NCR) 하락을 겪었다. 이에 신한금융투자 등은 후순위채 발행으로 지난해 말 500% 밑으로 떨어졌던 NCR을 올해 700%대까지 끌어올렸다. 후순위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NCR을 높이기 위해 증권사들이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증권사들은 비상장기업, 벤처기업 등 혁신기업의 자금조달 확대라는 과제를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비상장기업에 대한 증권사의 중개 기능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면서 "혁신기업 자금 공급에 증권사가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규제 체계를 정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증권사들이 자금조달 경쟁에 치우치면서 특정 기초자산의 ELS 편중이 심화되고 있는 부분은 리스크로 지적됐다.
유로스톡스50과 홍콩항셍중국기업(HSCEI)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이 급증한 점은 금융당국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유럽지수는 유럽 내 국가들이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 등으로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데다 H지수도 단기 급락 추이를 보여 시장을 불안케 했다. 시장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자금조달 확대와 더불어 익스포저, 헤지운용 등에 대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