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애리 교수/사진=삼육대 제공
최근 서울 연트럴파크 등 공공장소에서의 음주 행위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국민 10명 중 9명 이상이 공공장소 내 음주 제한에 찬성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육대학교 보건관리학과 손애리 교수가 보건복지부 연구용역을 맡아 진행한 '음주문화 특성 분석 및 주류 접근성 개선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60세 응답자 3015명(남성 1546명, 여성 1469명) 중 94.8%가 '공공장소 내 음주 제한 정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어 '공원 주류 판매 제한'(79.1%), ‘집회나 행사시 음주 제한’(75.5%), ‘주류 판매 시간(예 자정~새벽 5시) 규제’(53%) 등도 높은 비율로 찬성 의견을 보였다.
장소별로는 병원·보건소 등 의료기관에서의 음주 규제가 96.3%로 가장 높은 찬성 비율을 보였다. 청소년 활동시설(96.2%), 어린이 놀이터·키즈카페(96.2%), 관공서(94.6%), 도서관(95.8%) 등 공공시설에 대한 음주 규제도 대다수가 찬성했다.
교육시설 중에서는 초·중·고등학교의 찬성 비율이 94.3%로 높게 나타났지만, 대학교는 54.4%에 그쳤다. 레저시설은 자연공원 78.0%, 놀이공원은 71.8%로 비교적 높았고, 야외공연장(44.5%), 해수욕장(39.0%), 편의점(26.2%)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찬성률을 보였다.
손애리 교수는 “호주, 캐나다,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 세계 90여 개국이 공공장소를 금주구역으로 지정해 규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실효성 있는 조항이 없는 실정”이라며 “음주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심각한 만큼 관련 정책 도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다만 손 교수는 음주문화에 비교적 관대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정책 도입에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손 교수는 “당위성과 정책 선호도가 높은 공공장소나 의료시설부터 음주를 규제하고, 대학교 등 논란이 되는 장소는 호주와 싱가포르의 사례처럼 장소 내 일부 구역 또는 특정 시간이나 상황을 고려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오는 14일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열리는 ‘알코올과 건강행동학회 음주제한 정책 공청회’에 참석해 이 같은 연구결과와 정책제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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