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부터 건조까지 한 국내 첫 중형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잠수함 두뇌' 소나부터 국산화율 76% 달성
인수평가 기간 거쳐 2020년 해군 인도·실전 배치
▲ 방위사업청은 진수식에 앞서 지난 12일 취재진을 대상으로 '도산안창호함'의 외관을 일부 공개하고, 특징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사진=정용부 기자
우리나라 군과 관 그리고 민간 기업이 공조해 최초 건조한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이 14일 진수식을 가졌다.
해군은 "우리나라에서 최초 건조된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이 이날 오후 2시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진수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진수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의 정부 관계자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등 주요 군 직위자가 총출동했다. 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김지찬 LIG넥스원 사장 등 국내 주요 방산업체 관계자들까지 각계 인사들이 대거 모였다.
특히 이번 진수식은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건조한 첫 3000톤급 잠수함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앞서 정부는 2007년 5월 16일 김장수 당시 국방장관 주관으로 제16차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장보고Ⅲ 사업추진 기본전략안을 확정했다. 당시 정부는 사업비 3조3300억원을 들여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중형잠수함 3척을 독자기술로 건조해 1차로 확보 후 2020년에 해군 잠수함사령부에 인도한다는 계획이었다. 장보고Ⅲ 사업을 실제 건조할 국내 기업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2개사가 선정됐으며, 이번 1호함 도산안창호함은 대우조선해양이 맡았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최근 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출로 세계 5번째 잠수함 수출국 대열에 올랐으며, 이번 중형급 잠수함까지 독자 설계·건조하면서 전 세계 잠수함 선진국 10여대 국가 대열에 진입했다.
이에 대해 해군 관계자는 "도산안창호함은 해군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중형급 잠수함으로 첨단과학기술을 집약하여 건조됐다. 전방위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 전략무기체계로서 해군의 책임국방 역량을 한층 강화시킬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방사청 관계자는 "장보고-Ⅰ,Ⅱ 사업에서 우리나라 조선 기업이 잠수함 건조를 위한 기술을 익힌 단계였다면, 장보고-Ⅲ에서는 실제 설계하고 건조할 수 있는 최종 기술을 획득하는 과정이었다"라면서 "해외 사례를 볼 때 아무리 선진국이라도 당초 계획에서 2년, 예산은 4분의 1정도가 늘어났다. 하지만 장보고-Ⅲ은 현재 공정률 88%로써, 지금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도산안창호함'의 제원./자료-방위사업청 제공
▲ 잠수합 사업별 국산화율 비율/자료-방위사업청 제공
도산안창호함은 3320톤 규모로 잠수함 대 공격용 잠수함(Anti-Submarine-Submarine Killer) 잠수함으로써 길이 83.3미터, 폭 9.6미터에 수중 최대속력은 37km/h(20kts)에 탑승 인원은 50여명이다. 현재 전력화된 214급과 비교해 크기가 약 2배 정도 커졌으며, 공기불요추진체계(AIP)에 고성능 연료전지를 적용해 수중 잠항 기간도 증가했다. 또 수함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장비인 전투.소나체계를 비롯해 다수의 국내 개발 장비가 탑재됐다.
주요 임무는 우리나라 해역의 감시 및 정찰을 통해 적 수상함과 잠수함을 공격하거나 지상 핵심표적을 타격하는 군 전략 무기다. 이중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관 6개가 설치되며, 사거리 500㎞ 이상인 `현무2-B` 탄도미사일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에서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신형 잠수함에 탑재되면 대북 억제력이 크게 향상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사청은 앞으로 도산안창호함에 대한 인수평가 기간을 거쳐 2020년~2021년 사이에 해군에 인도할 것이며, 해군은 12개월여 간의 전력화 과정을 마친 뒤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한편 우리 해군은 장보고-I(장보고급, 1200t) 9척과 장보고-II(손원일급, 1800t) 7척이 삼면 바다를 지키고 있다. 이에 반해 북한은 총 87척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수를 가졌다. 다만 북한의 잠수함은 전반적으로 소형 크기에 물자 수송용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와의 실제 전력은 다소 차이를 보인다는 평가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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