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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달 30억불 미국채 발행 나서..성공 거둘까

中, 이달 30억불 미국채 발행 나서..성공 거둘까
제69회 국경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경절 리셉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왼쪽)과 리커창 총리가 건배를 하고 있다.AP연합
중국이 이달 30억달러어치 미국 달러 표시 채권 발행에 나선다. 미국과의 지속적인 무역마찰과 국내 증시 하락, 경제성장 둔화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1년 전처럼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이 이달 30억달러 규모의 미국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달러채 발행은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이자 2004년 이후 세번째다. 5년만기, 10년만기, 30년만기 채권이 발행될 예정이다.

주관사는 중국은행과 중국건설은행,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국내외 투자은행 12곳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오는 9일 홍콩에서 투자자들과 미팅을 가진 뒤 곧바로 채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WSJ는 "이번 발행은 중국으로서는 예민한 시기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수천억달러어치 보복관세를 매기면서 갈등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다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증시 역시 올들어 15% 폭락했기 때문이다.

JP모간은 3일 투자노트에서 미·중 갈등이 조만간 완화될 것이란 명확한 신호가 없고 내년에 양국간 전면적인 무역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이처럼 안좋은 국내외 여건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중국의 신용지불능력을 매우 강하게 본다"고 WSJ는 말했다. 외화보유액이 풍부한데다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1년 전 중국은 5년만기·10년만기 달러채 20억달러어치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중국은 미국보다 국가신용등급이 3~4단계 낮았지만 미 재무부 채권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금리로 채권을 판매했다.

금리가 예상보다 낮았던 것은 중국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와 수요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당시 20억달러어치 채권 발행에 22억달러 수요가 몰렸다.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여러차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미국과 중국 채권간 금리차는 벌어졌다. 1년 전 중국이 발행한 5년만기와 10년만기 달러채 금리는 미 재무부 채권 금리보다 각각 0.15%포인트, 0.25%포인트 높았지만 현재는 0.2%포인트, 0.3%포인트 차이가 난다.

이번 달러채 발행은 최근 수년간 활발히 달러채 발행에 나섰던 중국 기업 및 지자체들에게 새로운 금리 기준을 마련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1년 전처럼 저금리로 글로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면 이들의 달러채 발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WSJ는 예상했다.

산제이 구글라니 실버데일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장기금리가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다며 "중국의 장기국채 판매가 시기적절하다"고 평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