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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대출규제 직격탄.. 마·용·성도 얼었다"

9·13대책 3주가 지난 부동산 시장
매도자 호가 올리고 버티자 매수자들은 급매물 문의만
다주택자 규제 갭투자 봉쇄 강남3구도 매물찾기 어려워

[현장르포] "대출규제 직격탄.. 마·용·성도 얼었다"
9·13대책 이후 서울 강남 부동산 시장도 짙은 관망세로 돌아섰다. 강남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거래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사진=윤지영 기자


"지난 7월 보유세(종합부동산세) 인상, 8월 투기지역 추가 지정 등 대책이 연이어 나왔으나 이번 9·13대책의 효과가 가장 크다. 매수자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가 뚝 끊겼고 '꼭지'를 찍은 집값이 꺾이는 모양새다." (서울 마포구 공인중개사)

"대출도 묶이고 금리 상승 이슈도 있어 급매물이 나와도 매수자들이 선뜻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공인중개사)

9·13 종합 부동산 대책이 폭주하던 부동산 시장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대책 시행 후 3주가 흐른 지난 5일 서울 강남과 강북의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과열'됐던 시장이 '냉각'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 번 오른 호가가 쉽게 떨어지긴 힘들지만 매수자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가 끊겼고, 매도자들은 '버티거나' (가격을) '내리거나' 두 가지 선택지 중 한 가지를 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마·용·성도 매수세 꺾여

지난 1~2년간 강남보다 '핫한' 지역으로 떠오른 강북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은 9·13대책 이후 매수세가 급격히 꺾였다. 매도자들은 1억~2억원 오른 호가를 쉽게 낮추지 않는 반면 매수자들은 추석 이후 가격이 낮춘 급매물을 찾는 문의만 간간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마포구 애오개역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인근 부동산 50여개가 '마래푸(마포 래미안 푸르지오)'를 거래하는데 9·13대책 이전에는 일주일에 15건씩 했다"며 "대책 이후로 한 건의 거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강남보다 시장 반응이 빠른 지역이 마·용·성인데 마포구가 가장 '핫한' 지역이었다"며 "현재 공덕자이 아파트 115㎡(46평형) 시세가 16억원 정도인데 추석 이후 한 매수자가 (가격이 싼) 1층을 16억원에 매수할 의향을 밝혔다"며 매수세가 급격히 줄어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시의 용산·여의도 개발 계획 발표 이후 매수자가 몰렸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도 용산 여의도 개발 계획 철회, 9·13대책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뚝 끊겼다.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 동봉한신아파트 등은 시세보다 3000만~4000만원 가량 가격을 낮춘 매물이 등장했지만 거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 추가적인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남도 "지켜보자" 관망세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주택시장도 짙은 관망세를 보였다. '매물품귀 현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매매시장에 나온 매물이 많지 않는다는 게 강남3구 중개업소 관계자의 공통된 설명이다. 특히 정부가 9·13대책으로 다주택자들의 돈줄을 옥죄면서 그나마 간간히 이뤄졌던 갭투자도 어려워져, 거래 시장이 더욱 얼어붙었다고 강남3구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 송파 2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한창 서울 집값이 상승할 때 집주인들이 5000만~1억원까지 집값을 올려 매물을 내놓은 뒤 다시 거둬들였기 때문에 그나마 남은 물건들도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보니 매수자들도 더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송파구 삼성래미안파트 전용면적105㎡의 현재 호가는 11억8000만원~12억원에 형성돼있다.

단지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 초 11억원에 전용면적105㎡가 거래됐었는데 추석 직전에 5000만원 더 오른 11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거래가 다시 잠잠해진 상황"이라면서 "근래 11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왔지만, 9월 추석 연휴가 끝나기도 전에 또 호가가 오르자 매수자들 문의도 좀 뜸해졌고 매물도 1~2개뿐이라 거래가 잠잠한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76㎡는 현재 17억5000만~18억대에 매물이 나와있다. 국토부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동일 전용면적이 18억~18억5000만원에 거래된 점과 비교하면 가격이 최고 5000만원 가까이 떨어진 매물이 나왔지만, 실거래가 많이 이뤄지지는 않는 상황이다. 은마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9·13 부동산대책 이후 대출도 다 묶인 데다 금리 상승 등 때문에 매수자들도 급매물이 나와도 선뜻 움직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