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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육군 KCTC, 실제훈련 10% 비용..실제 戰場느낌 제대로

여단급 훈련이 가능한 세계3대 과학화훈련 시스템 KCTC
실제 야전에서 여단급 훈련비용 68억원, KCTC는 단 6억원
실전 같은 무기체계, 훈련무기 전자동 불출 및 수거도 가능

[현장르포]육군 KCTC, 실제훈련 10% 비용..실제 戰場느낌 제대로
각종 센서와 훈련용 소총을 장비하고 KCTC훈련을 하고 있는 육군 장병들의 모습/사진=육군KCTC단
【인제(강원)=강중모 기자】"여단급 부대가 야전에서 실탄으로 훈련을 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68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육군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의 훈련 시스템을 이용하면 6억원의 비용으로 안전하고 실전과 같은 훈련을 할 수 있다."
한경록 KCTC단장(육사42기·육군 준장)의 목소리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한 단장은 여단급 대규모 과학화훈련을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전 세계에서 우리 나라와 미국, 이스라엘 뿐이라며 향후 우리 군의 KCTC시스템을 수출하는 '국방한류'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KCTC시스템은 현재 전 세계에서가 가장 진일보한 형태의 군 과학화훈련 시스템이다. KCTC로 더 이상 '딱총싸움' 같은 '보여주기식' 소·중대급 소총 교전훈련은 자취를 감추게 됐고 이제는 3000명씩 양측 6000명의 대병력이 105mm곡사포·발칸포·전차로 훈련하는 시대가 왔다.

육군은 심지어 훈련에 공군의 지원도 연계시켰다. 훈련 중 필요시 공군 지원을 요청하면 실제 공군 전투기가 출격해 훈련장 상공에 레이저 센서가 달린 무기를 투사한다.. 공군과 함께 싸우는 게 필수적인 현대전의 양상을 구현해 육군 보병 일변도의 전근대적 훈련에서 탈피한 것이다.

■1인당 11개 고성능 센서..훈련 '촉매제'
육군이 이처럼 고도화된 훈련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훈련 참여 장병들의 몸에 부착되는 센서의 성능이 극대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KCTC에서는 총 11개의 센서를 지원한다. 전투복 위에 센서가 달린 조끼·헬멧을 착용하면 훈련 투입 준비는 끝난다.

[현장르포]육군 KCTC, 실제훈련 10% 비용..실제 戰場느낌 제대로
지난 8일 강원도 인제에 위치한 육군 KCTC 훈련장에서 국방부 출입기자들이 ‘마일즈’ 센서를 전투복과 방탄 헬멧에 부착한 채 훈련 체험을 하고 있다. / 사진=육군KCTC단
장병들이 쓰는 총기와 수류탄, 대전차화기인 판저파우스트-3, 105mm곡사포, 지원공군이 쓰는 항공탄막 모두에는 레이저파가 발생하고 각 무기의 성능에 따른 조건값이 주어져 피탄이 됐을 경우 센서에 의해 피해 상황이 해당 피탄자와 KCTC통제부서에 정확하게 통지된다.

지난 8일 진행된 KCTC 취재진 체험훈련에 본 기자가 실제로 참가해보니 전문 대항군이 쏜 소총탄 레이저가 기자가 착용하고 있는 센서를 지나가자 "피슝, 피슝"하는 총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잠시 후 총소리가 이어지더니 '경상(輕傷)'이라는 알림음이 나왔다.

이날 체험행사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훈련에 참가한 취재진들에게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으나 의외로 큰 공포탄 폭음과 전문 대항군의 제대로 된 대응사격에 웃음기는 금방 사라졌다. 총탄을 피하기 위해 포복을 하고 은폐물인 돌무지에 엎드려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KCTC 각종화기, 실전과 다르지 않아
취재진이 맛보기로 참여한 약식 KCTC훈련이 이 정도라면 지휘관의 지휘능력 평가를 가늠해보는 지표가 되는 군의 정식 훈련은 더욱 실전 같은 긴장감 속에 진행될 것이란 평가다.

이처럼 KCTC훈련이 '리얼'하게 느껴진데 대해 부대 관계자는 "최대한 실전과 유사한 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연구를 거듭했다"면서 "훈련 중 사용되는 화기의 폭음을 실제같이 구현하기는 힘들었지만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장르포]육군 KCTC, 실제훈련 10% 비용..실제 戰場느낌 제대로
KCTC훈련용 장비인 대전자무기 판저파우스트-3의 사격 모습. 실제 판저파우스를 개조해 가상의 탄을 장착했다. 탄에는 레이저 센서가 부착돼 실제 발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탱크나 인마에 발사하면 폭음과 포연과 함게 주어진 조건값에 따라 레이저를 방사, 피탄 훈련장비나 훈련인원에게 가상의 피해를 줄 수 있다./사진=육군KCTC단
KCTC단은 취재진에게 훈련용 소총과 크레모아, 판저파우스트-3, 105mm곡사포의 발사 장면을 시연했다.

기자가 군 시절 들었던 폭음에 비하면 작았지만 적절한 폭음과 포연은 훈련 분위기를 조성해 실전과 같은 느낌을 주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어보였다.

인상적인 장면은 훈련용 화기와 장비의 불출과 수납이 전자동 시스템으로 이뤄진다는 점이었다.

예비군 훈련을 가보면 단순한 소총을 나눠주고 훈련 후 거둬가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KCTC는 이런 점을 감안해 마치 공장과 같은 전자동 시스템을 갖췄다.

훈련을 지원하는 병사들의 노고가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확실히 군이 선진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준 훈련이란 평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