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소방서, 가스계 소화설비 점검 (서울=연합뉴스) 서울 광진소방서가 최근 가스계 소화설비 오작동에 따른 사고가 잇따르자 오는 14일까지 점검을 벌일 계획이라고 6일 전했다. 사진은 광진소방서 소속 대원이 지난 5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건물에서 소화설비 설치 대상물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2018.9.6 [서울 광진소방서 제공]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연합뉴스
대규모 인명 사상을 불러온 지난해 제천 화재에 이어 최근 고양 저유소 화재 사건으로 대형 안전사고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인명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소화용 이산화탄소'가 전국 주요 대형시설에 여전히 사용되고 있어 예방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화용 이산화탄소 장치는 대학병원, 서울시내 주요 지하철역, 다중이용시설인 주요 백화점·대학교에 버젓이 설치돼 있어 화재진압 과정에서 가스 누출로 인한 2차 대형 참사를 부를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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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용 이산화탄소 병원, 백화점, 지하철역 설치
16일 본지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소방청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소화용 이산화탄소 장치는 전국 7330곳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 유동인구가 수만명에 달하는 종로3가역, 강남역 등 서울 지하철역 수 곳에도 소화용 이산화탄소가 사용되고 있었다.
시내 구체적 장소별로 혜화동 서울대병원, 서초 A요양병원 등 의료시설과 서울대, 홍익대, 경희대 등 교육시설, H백화점·L백화점, R호텔 등 다중이용시설이 다수 포함됐다.
현행법상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가스식 소화장치는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곳에 설치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기, 기계실 등 화재시 소방수가 사용될 수 없는 곳에 가스 장치가 사용된다는 설명이지만, 대중교통이나 다중이용 시설에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이산화탄소 소화장치는 인체 위험이 덜한 '할로겐화합물 및 불활성기체' 등 다른 청정제품에 비해 가격이 최대 2배 이상 저렴한 탓에 안전불감증에 빠진 각 기관과 기업들이 지속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인명피해가 가장 많았던 이산화탄소 소화장치 사고는 지난 2001년 서울 금호미술관에서 이산화탄소 소화약제가 방출돼 1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다친 사고였다. 가장 최근 사고는 지난달 4일 3명의 사상자를 낸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기흥사업장 사고의 주범은 소화용 이산화탄소였다. 지하 1층 소화장치 밀집시설에서 이산화탄소가 다량 누출되며 복도에 있던 작업자를 덮쳤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에 빠졌다. 지난 2014년 2월에도 경주의 한 호텔 보일러실에서 이산화탄소 소화 시설이 오작동 해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당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산화탄소는 무색, 무취여서 사상자들은 유출 사실도 모른 채 유출 2~3분 내에 질식당했을것"이라며 "이산화탄소 소화시설의 위험성이 높아 안전 우려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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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장치 오작동 사고 19년간 76명 사상
지난 2000~2018년까지 이산화탄소 소화장치 오작동으로 인한 사상 사고는 총 11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고로 8명이 사망하고 68명이 부상당했다.
전문가들은 이산화탄소 소화시설 오작동으로 인해 대형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공하성 교수는 "기계 오작동, 노후화로 누출 문제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또 가스는 조그만 틈이 있어도 (밖으로) 누출이될 수 있다"며 "이산화탄소를 체내 3%만 흡입해도 호흡이 가빠지고, 8%가 되면 호흡 곤란이 온다. 10%정도면 2~3분 안에, 20%면 실신 사망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도 "이산화탄소 특성상 지상에서 퍼지는 특성이 있어 현장 작업자들이 가장 먼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방청도 이 같은 우려로 이산화탄소 소화설비 대신 인체 위험이 덜한 청정제품으로 교체를 권장하고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이산화탄소 소화장비 경우 인명피해 때문에 다른 제품으로 교체를 권장한 바 있다"며 "다만, 소방점검 등을 통해 안전이 확보된 경우에는 강제할 수 없다"고 했다.
권 의원은 "현행 소방점검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소화장비를 전수조사하는 등 최근 사고에 따른 안전 점검을 전반적으로 실시해 대형 사고 등을 예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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