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비건-최선희 라인'의 비핵화 실무협상이 불발되고 2차 북미정상회담 지연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정상외교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은 비핵화가 진전돼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는 방침이어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공식화 한 것처럼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내년초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다음주께 미국에서 북미고위급회담 개최를 제안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응답이 없는 상황이다.
이와관련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보름째 공개활동을 중단하며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당초 김 위원장은 올해 2차 북미정상회담, 남북미 종전선언, 북러정상회담, 북중정상회담, 서울 답방 등이 예정돼 있었다. 이중 가장 중요한 일정인 2차 북미정상회담이 꼬이면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얽히는 형국이다.
우리측은 북미정상회담 지연에도 개의치 않고 연내 종전선언과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추진하고 있지만 북미협상 지연속에 북측이 얼마나 호응해 줄지 미지수다.
25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측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3돌 기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및 삼지연관현악단 극장 현지지도 후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이후 양측이 큰 진전과 만족감을 표시한 후 이같은 교착상태가 길어져 그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나오고 있다. 일단 미국의 내부 정치 사정 등에 따라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한 추가적인 요구가 불거져 북한이 장고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가 물밑 접촉하고 있는데, 실무협상이 안되는 것은 미국이 폼페이오 방북이후 추가적인 사안이 부각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백악관에서 볼턴 등이 원하는 비핵화 초기조치인 핵신고 리스트나 핵탄두 전량 공개·폐기 등의 약속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와 북측의 정상외교 일정이 혼돈에 빠진 가운데 주변국의 정상외교는 속도를 내고 있어 주변국의 입김이 세질 전망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5일 기업인 500여명과 함께 방중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무역분쟁·한반도 비핵화를 계기로 급속도로 긴밀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미중정상회담도 11월 말로 잡혀 무역분쟁속 관계회복을 타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일단 제재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북러 정상회담은 진행할 전망이다. 하지만 비핵화 협상의 변수로 나머지 정상외교 일정은 안갯속이다. 우리측도 종전선언, 김 위원장의 답방이 어떻게 될지 북미간 협상을 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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