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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전망 암울] 시진핑, 美 겨냥했나… “보호무역·일방주의 반대해야”

中국제수입박람회 기조연설
“15년간 40조달러 수입..상하이 제2나스닥 설립..시장 문 더욱 활짝 열겠다”

[세계경제 전망 암울] 시진핑, 美 겨냥했나… “보호무역·일방주의 반대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시주석은 중국이 앞으로 더 많은 수입개방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미국과 유럽 기업들로부터 지적된 기술이전 정책과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AP연합뉴스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미국과 중국 정상이 이달 말 개막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무역전쟁 관련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미국의 보호무역과 일방주의를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날 상하이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열린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세계 경제가 심각한 변화에 직면한 가운데 더욱 아름다운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각국이 더 큰 용기를 갖고 협력해 공동발전을 실현해야 한다"며 "각국은 반드시 개방정책 기조를 견지하면서 선명한 기치로 보호무역과 일방주의에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美 겨냥 "보호무역 반대"

시 주석은 특히 미국을 겨냥, "개방은 진보를 가져오지만 문을 닫아걸면 반드시 낙후로 이어진다"며 "개방과 협력은 국제 경제무역의 주요 동력으로서 인류는 이런 역사적 규칙에 순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중 양국 정상은 지난 1일 전격적으로 전화 통화를 하면서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무역분쟁의 출구를 모색하기 위한 만남에 합의한 바 있다.

자유무역 대변자를 자처한 시 주석은 이날 자신이 주창해 마련된 이번 수입박람회가 국제무역 발전사의 '일대 창조적 조치'라고 자평하면서 중국이 세계에 자국 시장 개방을 능동적으로 확대하는 의미가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 개방의 대문은 닫지 않고 더욱 크게 열릴 것"이라며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지속해 견지하면서 시장 문을 더욱 활짝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혁개방 확대를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추가 관세 인하 등을 통한 수입잠재력 활성화, 외국자본의 중국시장 진출제한 완화, 기업 경영환경 선진화, 한·중·일 자유무역협장 논의 가속화 등 다자·양자 협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향후 15년간 중국이 각각 30조달러, 10조달러어치의 상품과 서비스를 수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상하이거래소에 미국의 나스닥과 같은 기술창업주 전문시장을 추가로 개설하겠다는 방안도 공개했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에 대해 시 주석은 "중국 경제발전이 일련의 돌출적인 모순과 문제에 맞닥뜨리면서 일부 영역의 리스크와 도전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체적으로 보면 이는 중국 경제가 전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로, 이미 적절한 조치를 취해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체제홍보 선전장 지적도

중국은 무역수지 불균형을 강조해온 미국을 의식한 듯 이번 첫 행사인 국제수입박람회를 계기로 외국제품 수입을 대거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유화적 제스처를 보였다.

그럼에도 이번 행사가 중국이 미국 동맹권을 제외한 국가들과 연대를 과시하는 선전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수입박람회의 12개 주빈국에는 중국의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 교역량 상위국인 한국,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들이 빠지는 등 주요 선진국의 행사 참여가 부진했다. 그 대신 주빈국에는 러시아, 헝가리, 브라질,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이 선정됐는데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관련국이 대거 포함됐다. 이는 중국이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 일대일로 연선국가들에 막대한 채무를 지게 해 해당국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점을 달래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