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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교육청, 학부모 조롱한 사립유치원 특별감사

'진급신청서'작성 경위, 회계 등 운영 전반 감사
필요시 검찰 고발, 경찰 수사 의뢰 가능
일방적 폐원 대비해 공립 23개 학급 확충키로 

울산시교육청, 학부모 조롱한 사립유치원 특별감사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 한 사립유치원이 학부모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어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는 것과 관련해 울산시교육청이 12일 해당 유치원을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벌인다.

시 교육청은 해당 유치원의 일방적 폐업에 대비해 원생 분산 유치에 문제가 없도록 공립유치원 신·증설도 서두르기로 했다.

11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A유치원은 현재 7학급 규모에 원생이 180여명이고, 내년에도 재원할 원생이 약 1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교육청은 12일 특별감사를 통해 이번에 문제가 된 진급안내신청서 작성 경위를 비롯해 회계 등 유치원 운영전반에 대해 조사한다.

특별감사의 경우 위법, 부당사항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엄정 처분하고 필요시 검찰고발과 경찰 수사의회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울산시교육청은 또 현재 A유치원에 재원 중인 원생들의 학습권이 내년에 단절되는 일이 없도록 인근 지역에 공립유치원을 신·증설해 23개 학급을 확충할 계획이다.

신설되는 학급은 화봉초, 송정초, 연암초 등 7곳의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21개 학급이다. 증설은 강동유치원이 2개 학급을 늘린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공립 23개 학급을 늘리면 270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고, 인근 10여 개 사립유치원에도 375명가량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변칙적인 방법으로 폐업을 추진하는 A유치원에 대해서는 철저한 감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최근 북구 A유치원은 현재 재원 중인 원생들을 내년에도 그대로 유치원에 보낼 것인지를 묻는 진급신청서를 각 가정에 보내면서, 학부모들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었다.

수업시간은 오전 4시간, 점심 도시락 지참, 원생들은 자가 등·하원, 여름과 겨울방학은 5주씩 연간 10주 등이다
또 현재 교육당국이 각 유치원으로 직접 지원하는 누리과정비를 '보호자가 정부로부터 직접 수령해 납부하라'고도 요구했다.

이 안내물 말미에는 “학부모 부담금 없이 (공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국공립유치원에 지원하시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당한 혜택을 누리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를 붙여 학부모들로부터 공분을 샀다.

A유치원 원장은 지난 2011년 울산시교육청에서 추진했던 한 단설유치원 설립을 반대하며, 사립유치원연합회와 민간어린이집연합회 공동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교육감실을 점령하고 삭발식까지 하는 등 집단 행동을 벌인바 있다. 이들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혈세를 소수의 행운아에게만 제공하는 것은 예산 낭비이고 울산 전체 유아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타당하다”며 사립유치원 지원 확대를 요구했기도 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