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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점거농성 한국GM 노조, 미국이었으면 테러 행위"

"미국이었으면 테러 행위"
홍 원내대표 지역 사무실에 한국GM노조 점거농성 불만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는 12일 자신의 지역 사무실을 점거해 농성 중인 한국GM 노동조합을 겨냥해 "미국이었으면 테러행위"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탄력근로제 확대, 광주형 일자리 등을 반대하는 민주노총에 대해선 "일방적이라 말이 안 통한다"고 비판했다. 노동계 출신이자 친노동 정책을 추진하는 현 정부의 여당 원내대표가 노동단체의 집단적 행위를 '테러'로 묘사한 걸 두고 정치권에선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왔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6개월맞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불만을 드러내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어 한국GM 노조를 향해 "지역 사무실에 와서 '표 구걸하지 말라'는 유인물을 뿌리는데 정말 힘들어 죽겠다"며 "인간적으로 모멸감까지 느낀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노조는) 미국에서 GM 사장이 왔을 때도 사장실에서 화분을 던지고 그랬다"며 "반성할 줄을 모른다. 한국GM 노조가 사과하기 전까지 만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GM 노조는 사측이 강행하는 연구개발(R&D) 법인분리에 대해 "홍 원내대표가 적극 나서야 한다"며 지난 8일부터 지역 사무실에서 농성 중이다.

홍 원내대표는 또 민노총을 향해서도 "민노총은 대화를 해서 뭐가 되는 데가 아니다. 항상 폭력적 방식"이라며 "자기들 생각을 100% 강요하려고 하고, 내가 그 뜻을 어떻게 받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는 홍 원내대표의 이번 발언으로 노동계와 정부·여당 간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6일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교조와 민노총은 더 이상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당한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하는 힘 있는 조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민노총도 기자회견을 통해 "무지하고 오만한 말"이라며 "노동조합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조차 없다"고 맞받았다. 현재 민주당은 '노조 무시' 전략으로, 노조는 11월 총파업을 예고하며 '대정부 투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을 면담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후 브리핑을 통해 "인천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수출을 인천항에서 평택으로 옮긴다는 것을 막아달라고 하기 위해 만났다"며 "(한국GM 사장이) 이 문제는 재검토해서 결정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자동차 산업이 정말 위기다. 노사 관계가 안정돼 (자동차 산업이) 미래를 대비하고 경쟁력을 회복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노사가 힘을 모아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