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 중견으로 키운 평가
CEO 리스크 발동될까 우려..연임 필요하다는 지적 높아
【 전주=이승석 기자】 전북은행을 중견 금융그룹으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한 JB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용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지역금융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광주은행을 인수하며 '투뱅크' 체제로 타 은행에 견줘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조직 안정화와 정치권 입김 차단, 대주주의 투자 등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연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2일 전북은행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11월 30일 서울 여의도 JB금융지주 사옥에서 주요 임원과 부서장들에게 '3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회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서도 "차기 회장 후보로 오르지 않기로 했다"며 "그동안 여러 번 강조했듯이 '어느 순간에는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임기만료 시점인 내년 3월까지 지주 회장을 맡고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는 이날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해 차기 회장 선출 작업에 본격 나섰다. 이런 가운데 디지털화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앞둔 전북은행 안팎에서는 김 회장의 용퇴에 대한 아쉬움과 걱정을 나타내고 있다.
전북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김 회장의 용퇴 이유에 대해 공감은 한다"면서도 "하지만 은행과 지역 입장에서 볼 때 지역출신인 김 회장의 용퇴로 'CEO 리스크'가 발동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연기금 등이 전북혁신도시에 이전하면서 우리 지역이 제3의 금융 중심지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 안타깝다"며 "김 회장이 금융계 특성상 중앙 무대에서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지역 출신 인물이라는 점, 급변하는 금융상황에서 디지털 부문 투자를 통한 은행의 도약이 필요한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북은행은 김 회장이 은행장을 맡기 직전인 2009년 자산 7조2309억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지난 9월 말(3분기) 기준 총자산은 47조1691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같은기간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8.2% 증가한 2855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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