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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무늬만 가로수길? 지상 1층 대부분 빈 점포

일산호수공원 가로수길
제2 신사동 가로수길 꿈꿨지만 특색없고 지하철 등 교통편 미비
최근 특화거리 상권 침체도 영향

[현장르포] 무늬만 가로수길? 지상 1층 대부분 빈 점포
일산호수공원가로수길 지상1층 전경. 점포가 대부분 공실상태로, 한 점포에는 임차인을 구하는 알림판이 붙어있다. 사진=윤지영 기자

'제2의 신사동 가로수길'을 꿈꾸며 지난해 완성된 경기도 고양시 일산호수공원가로수길이 맥을 못추고 있다. 준공 1년 전부터 상가분양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분양 계약자를 모집중인데다, 상가 핵심층인 지상1층 점포 마저 임차인 구하기에 바쁜 모습이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일산호수공원가로수길은 점포 곳곳에 임대 문의를 알리는 알림판이 붙어있다. 주말인데도 사람들을 찾기 어려워 한산했다. 그나마 스타벅스에는 방문객들이 일부 있었지만, 매장이 꽉 찰정도로 붐비지는 않았다. 지상 1층은 한 집 걸러 빈곳일 정도로 휑했다. 그나마 지상 2~3층에는 일부 음식점이 입점해 오픈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카페나 음식점 등 가로수길 특색에 맞는 '다양성'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가로수길을 처음 방문했다는 한 30대 남성은 "주말 낮 12시에 도착해 지하주차장에 자리가 없을 줄 알고 걱정했지만 (주차장이)너무 휑했다"면서 "음식점이나 옷가게, 카페 등이 별로 없고 문 연 곳도 많지 않아 굳이 다시 오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산호수공원 가로수길은 지상1~3층, 15개동(각 층별 5개동) 규모다. 지상1층은 전용면적 8844.27㎡ 총200호실이며, 지상 2층과 3층은 각각 전용5721.14㎡ 120호실· 전용1694.48㎡ 14호실로 구성된다. 3.3㎡당 분양가는 지상 1층이 가장 높으며, 2400만~2600만원대다. 지상2층은 1000만원대, 지상3층은 800만~900만원수준이다. 새 건물인만큼 상가권리금은 아직 없다. 1층 전용33㎡의 보증금과 월 임대료는 각각 3000만원·200만원 선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불편한 교통환경을 가라앉은 가로수길 분위기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가로수길과 가까운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 등이 없다보니 개인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한 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최근 특화거리로 이름 붙여진 상권 분위기가 침체된 것도 이유로 거론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특화거리 1세대인 서울 강남구 신사동가로수길 일대의 올해 1·4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7.8%였지만 2·4분기에는 9.5%로 늘었다. 다만 최소 내년까지는 일산호수공원가로수길 상권 분위기를 지켜봐야 한다는게 가로수길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미 상가 분양은 90% 이상 완료됐으며, 임차인 모집도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고양일산서구 대화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몇몇 점포는 내년 오픈 예정이라, 임대차 계약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비어있는 것"이라면서 "임차인에게는 6개월 랜트프리기간 등의 혜택을 제공해 임차인들의 문의가 아예 없진 않다"고 했다. 또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로수길 주변에 있는 킨텍스 원시티나 원시티 꿈에그린 등의 입주가 완료되면 약 1만여가구의 유동인구가 생겨 지금보다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