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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국 등 신흥시장 긍정적”...외국계 IB 한목소리

무역분쟁·브렉시트 등 정치 혼란에도 회복 탄력성 남아있어
내년 미국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직면...‘미국 예외주의’ 사라질 것

미국 금리정책의 불확실성과 중국의 성장 정체 등 글로벌 증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외국계 증권사들이 내년 한국 등 신흥시장에 대한 우호적 전망을 내놓고 있어 관심이다.

맥쿼리증권은 10일 2019년 시장 전망에 대한 총평을 내고 “미·중 무역분쟁이나 브렉시트(Brexit), 이탈리아 예산안 등 정치적 혼란으로 더 큰 충격이 올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글로벌 성장의 회복 탄력성이 남아 있어 2019년에도 평균 이상의 성적은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맥쿼리는 특히, 정치적 이슈의 변동성이 가라앉을 기미가 안 보이는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은 기대치를 넘는 위험자산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맥쿼리는 또 내년 말 직면할 시장 위험으로 미국 시장의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이에 따라 2020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가벼운 스태그플레이션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미국 경제의 급격한 둔화를 전망하는 동시에 신흥시장에 주목할 것을 추천했다. 모건스탠리는 2019년 글로벌 전략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지속된 약세장이 신흥시장에서 대부분 종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 달러 및 채권에서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비중유지’로 상향 조정했다. 일본 주식도 ‘비중유지’에서 ‘비중확대’로 올렸다.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은 '비중축소'에서 '비중확대'로 대폭 올렸다. 내년 말 MSCI 신흥시장(EM)지수 전망치 역시 지난 5월 제시했던 12개월 전망치보다 11% 상향 조정됐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미국 경제 침체로 미국 주식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한다”며 “신흥국 자산을 늘리고 미국 주식과 하이일드 채권 비중을 줄이는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베어링자산운용은 4·4분기 시장 전망 자료에서 “이익마진 개선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이 지속되는 등 신흥시장 기업들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실하다”며 “최근 신흥국 증시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인데 단기 변동성이 보장된 투자 매력이 있는 주식을 매수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최근 주식시장의 ‘머니 무브’도 미국에서 신흥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어 ‘미국 예외주의’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이라는 권고가 잇따르고 있고, 미 주식을 팔고 일본이나 유럽, 신흥시장의 투자를 확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국내 증권사들은 보다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이후 투자자들은 급반등을 내심 바랐지만, 경기 감속과 마진 축소 우려로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는 금세 둔해졌다”며 “미·중 정상회담 결과나 연준의 정책기조 변화가 미심쩍은 상황에서 자동차 관세와 같이 새롭게 떠오를 위험에 대한 불안도 시장 상승의 걸림돌이다”라고 판단했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까지는 글로벌 경기의 둔화 국면이 이어질 것이며, 원화가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 확대 등을 반영하며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스피는 1·4분기 추가로 조정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방어주 비중을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고 전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