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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홍남기가 할 일, 첫째도 투자 둘째도 투자

실패한 정책 매달리지 말고 기업 기 살려 일자리 늘려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취임했다. 홍 부총리에게는 두 가지 난제가 있다. 일자리 부진과 투자 부진이다. 단순히 부진한 정도가 아니라 위기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홍 부총리는 위기 국면에 빠진 문재인정부 경제를 최대한 신속하게 건져내는 임무를 띠고 기용된 구원투수다.

홍 부총리의 첫 번째 임무는 기업투자 확대다. 장하준 교수(영국 케임브리지대)는 최근 국내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상황을 '국가비상사태'라고 했다. 투자와 신산업 개발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 비율이 지난 10년 동안 33%에서 25%로 낮아진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에 성장률이 2.5%에 그칠 것이라는 경제전문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출·내수·투자의 동반 약세로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내년 전망도 어둡다. 그러나 긍정적인 변화도 관측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임명장 수여식에서 홍 부총리에게 "특별히 주문하고 싶은 게 있다"고 했다. 기업의 투자애로 해결책을 찾아달라는 내용이었다. "기업의 활력이 떨어지고, 투자의욕도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당부를 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기업투자를 거론한 것은 드문 일이다. 우리 경제, 특히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이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을 대통령이 제대로 파악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홍 부총리의 두 번째 임무는 일자리 늘리기다. 지난 2월 이후 극심한 고용부진이 9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10월 기준 취업자 수는 2012~2017년에는 연평균 34만명씩 늘었으나 문재인정부 집권 이후 지난 1년 사이에는 6만4000명으로 줄었다. 일자리가 거의 늘지 못하고 있는데도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심각하다.

투자를 늘리면 일자리도 함께 늘어난다. 따라서 홍 부총리는 자리를 걸고 기업투자를 늘리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와대부터 달라져야 한다. 소득주도성장은 청와대가 직접 챙기고, 혁신성장은 경제부총리에게 맡긴다는 식의 투톱 구조를 깨야 한다.
문 대통령이 경제정책 전권을 경제부총리에게 맡기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홍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과감한 결단과 실천이 필요할 때 망설이지 않겠다"고 했다. 그의 결단과 실천을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