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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역대급 악화? "민간교류는 이상無"

과거사·정치적 대립과 민간교류 투트랙
일본에서 한류, 3세대 접어들며 안정기
男 BTS, 女 트와이스 인기 고공행진중
한일 민간교류 인원 1000만 돌파 확실

한일관계 역대급 악화? "민간교류는 이상無"
황성운 주일일본문화원 원장 /사진=주일일본문화원
【도쿄=강중모 기자, 외교부 공동취재단】삐걱대던 한일관계가 최근 대법원의 '강제징용자 판결'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 국민들 사이의 민간교류는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심지어 올해 양국을 오고 간 교류인력은 1000만명을 가볍게 넘어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일관계가 오랜 기간 동안 악화와 회복을 거듭하는 '사이클' 형태를 그렸고, 최근 젊은 층인 2030들은 양국의 정치적 사안을 민간·개인적 영향으로 확장시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황성운 주일(駐日) 한국문화원장은 지난 4일 일본 외무성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한 기자들과 만나 "정치문제는 정치문제고, 한일 양국의 인적문화교류는 꾸준히 잘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투-트랙 전략"이라면서 "일본에서 한류는 1세대·2세대를 거쳐 3세대에 이르렀고 과거사 문제에 얽매이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한일관계가 경색된 이후 터졌던 BTS(방탄소년단)의 도쿄돔 공연은 매진 사례까지 나오면서 잘 끝났다"고 설명했다.

도쿄돔은 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초대형 무대다. BTS는 이틀 동안 10만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 모았고, 암표가 나돌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한국과 일본정부의 신경전을 무색하게 하는 수준이다.

한일관계 역대급 악화? "민간교류는 이상無"
일본 도쿄 신주쿠 요츠야에 위치한 주일한국문화원 정문의 모습. 평일 오후 시간에도 문화원을 찾는 일본인들의 모습이 여렷 보였다. /사진=공동취재단
황 원장은 "일본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역사에 대해 우리처럼 관심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따라서 정치적·역사적 현안을 떠나 좋으면 큰 편견 없이 수용을 하는데, 일본에 와서 보니 한국 아이돌은 일본 아이돌을 실력 측면에서 압도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즉 한국 아이돌은 데뷔하기 전 최소 3~5년, 길게는 7년을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를 트레이닝 받는데 일본은 데뷔를 해서 성장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역량과 수준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황 원장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류 아이돌로 남성그룹은 BTS, 여성그룹은 '트와이스'라고 단언하면서 특히 트와이스는 NHK의 연말 인기 TV프로그램이자 인기의 척도가 되는 '홍백가합전'에 여자 아이돌그룹으로는 최초로 2년 연속 참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도쿄의 편의점이나 대형 쇼핑몰, 오락실 등 일본 대중들이 많이 찾는 곳에서 한국 가수들의 노래는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제이팝(J-pop)을 듣기 어려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황 원장은 "한류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도는 여전히 높은데, 실례로 문화원에서 진행하는 한국어학당은 학기에 300~400명을 모집하는데 강좌 개설을 하면 곧바로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 원장은 기자들과 함께 문화원 곳곳을 소개했다. 도쿄에서도 땅값이 높은 신주쿠에 자리잡은 문화원의 1층은 문화전시공간, 2층은 300석 규모의 공연장, 3층은 도서·영상자료실, 4층은 한옥을 재현한 정원과 한글을 배우는 세종학당이 있었다.

문화원은 평일에도 드나드는 일본인들이 많았다. 1층에는 한국 문화, 공연 등을 안내하는 자료가 충분히 준비돼 있었다. 자유롭게 개방된 문화원에서 일본인들은 한글을 배우고 한국 관련 자료를 찾고, 사물놀이 등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있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