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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째로 거위털 뽑아 만드는 구스다운..동물복지 부각


산째로 거위털 뽑아 만드는 구스다운..동물복지 부각
중국은 세계 최대 거위털, 오리털 생산국으로 전세계 물량의 80%를 공급중이다. 중국의 한 오리농장. 사진=연합뉴스
고가의 겨울철 패딩의류에 사용되는 거위털과 오리털은 생후 10주부터 살아 있는 거위와 오리로 부터 체취한다. 뽑고 다시 자라나면 또 뽑는 과정은 보통 두달 간격으로 이뤄진다. 동물단체 조사에 따르면 거위와 오리는 일생동안 많게는 15번 정도 털이 뽑힌다. '거위의 눈물'로 최고 수백만원대 값비싼 고가의 패딩의류가 생산되는 셈이다.

16일 유통가에 따르면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동물 복지' 개념이 유통가에 확산중이다. 식품업계는 전문 브랜드를 내놓으며 본격적인 시장 키우기에 나섰고 의류업계는 윤리적 다운 제품 인증(RDS)을 받는 등 동물복지 움직임에 동참했다.

의류업계는 윤리적 다운 인증을 받은 패딩 제품을 비롯해 인공 충전재를 넣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지난 2014년 미국의 친환경 인증기관 및 비영리단체와 공동 연구를 통해 다운 생산에서 유통까지 전 과정에서 동물 복지를 고려한 '윤리적 다운 제품 인증(RDS)' 제도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다운 대체 소재 개발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2016년 인공 보온 충전재 '브이모션' 출시에 이어 올해는 다운과 유사한 구조로 보온성과 통기성이 뛰어난 '티볼'을 자체 개발했다.

블랙야크는 올해 다운 패딩 전 제품에 RDS 인증을 받았다. 또 자체 개발한 AWC 인조 충전재를 적용한 패딩 제품들도 선보이기도 했다. 코오롱스포츠 역시 올 겨울 주력 다운패딩인 '헤스티아'의 충전재로 RDS 인증을 받은 구스다운을 썼다. 코오롱FnC의 헤드도 에코 퍼를 사용한 상품을 선보였다.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은 올해 동물복지 브랜드 '그리너스'를 내놨다. 사육단계부터 동물의 습성을 존중해 스트레스를 최소화한 농장에서 키운다. 하림 관계자는 "지금은 동물복지 제품이 전체 육계산업의 약 1% 내외에 그치지만 내년에는 적어도 약 2~3%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은 동물복지 목초란, 자연유정란, 동물복지훈제란 등 동물복지 달걀 제품을 선보였다. 풀무원 동물복지 목초란의 경우 닭이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게 만든 유럽식 오픈형 계사를 도입하고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등 동물복지의 대표상품으로 '올해의 녹색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풀무원은 2028년까지 판매하는 식용란 전부를 동물복지 달걀로 전환할 계획이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