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IPO 한파 풀리나]‘930대 1’… 갈 곳 잃은 뭉칫돈, 공모주 청약에 몰렸다

머큐리 청약경쟁률 930대 1
증권시장 불확실성에 반사이익..제이웨이 10억 공모 2천억 몰려
ICT기업 머큐리 증거금만 3조..티앤알바이오팹도 500대 1 기록
최근 일반청약 자금 유입 분위기

[IPO 한파 풀리나]‘930대 1’… 갈 곳 잃은 뭉칫돈, 공모주 청약에 몰렸다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시장의 자금이 공모주 청약으로 몰리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콘텐츠서비스업체 제이웨이는 이달 초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지난 11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한 결과 2000억원 넘는 증거금이 몰렸다. 발행예정 공모주식 수는 총 81만주였지만 청약주식 수가 1억8248만1800주에 달했고, 청약률은 2만%를 초과했다.

제이웨이 관계자는 "청약주식 수가 공모주식 수를 초과하면서 5사6입(五捨六入)을 원칙으로 경쟁률에 따라 안분 배정해 잔여주식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배정 후 잔여주식이 있는 경우 추첨에 의해 재배정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제이웨이의 이번 일반공모 청약경쟁률이 사상 최고 수준이다. 특히 20% 할인 발행으로 진행돼 수익 가능성이 낮아진 가운데서도 투자자금이 몰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이웨이의 청약 결과는 증시의 불확실성을 방증하는 사례"라며 "대내외 불안정성으로 지수 하락이 계속되자 갈 곳 없는 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기업공개(IPO)에 나선 기업들에도 거액의 증거금이 유입되고 있다. 14일 코스닥 상장을 앞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머큐리의 청약에는 3조원에 육박하는 증거금이 몰렸다. 일반청약자를 대상으로 102만4000주의 공모주를 모집한 결과 9억5272만주에 달하는 청약물량이 접수됐다. 청약경쟁률이 900대 1을 훌쩍 넘었다. 건강기능식품 제조사인 노바렉스도 지난달 중순 일반청약 경쟁률이 631대 1로 집계됐다. 청약증거금은 1조1517억원에 달했다. 같은 달 하순 일반청약을 받은 티앤알바이오팹도 50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1조807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공모펀드 시장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미국 경기침체 전망으로 신흥국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크게 낮아졌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하락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신규 펀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들어 증시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트레이딩 시장에 환멸을 느낀 일반 투자자들이 갭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양상"이라며 "기업 공모의 경우 지속적인 매출 발생 여부와 수익성을 잘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