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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에 웬 호화별장... 고위 공무원용 의혹

울산 입화산 야영장 관리동 명목으로 설치
국비 등 11억 사용, 고급 목재로 치장
일반인 출입 차단, 오디오 등 구비
고위 공무원 등 사용 의혹 제기돼
울산 중구의회 특위 조사 나서

캠핑장에 웬 호화별장... 고위 공무원용 의혹
고위공무원이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울산 중구 입화산 참살이숲야영장 관리시설 /사진=울산중구의회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의 한 기초단체가 국비 등 11억 원으로 야영장에 호화별장을 지어 놓고 고위직 공무원 또는 특정인들이 사용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해당지역 의회가 특위를 구성하고 집중조사에 들어가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울산 중구의회에 따르면 문제의 건물은 울산시 중구 다운동 입화산 참살이숲야영장 구역 내 지어진 103㎡ 크기의 1층짜리 목조건물이다.

해당 지자체가 야영장 잔디광장 시설관리와 이용자 편의 증진을 목적으로 특별교부금 5억 원과 구비 6억 원 등 총 11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12월 완공했다.

하지만 중구의회 의원들은 올해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이 건물의 내·외부가 5000만원 상당의 고급 목자재로 치장됐고 건물 안에는 수 백 만원 상당의 벽난로가 설치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내부에 고급 수입 오디오와 가죽 소파, 대형 냉장고가 구비돼 있고 특히 건물 뒤편 잔디밭에 고급 캠핑 트레일러(카라반)까지, 휴양림 관리시설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구의회 관계자는 이들 비품들의 관리대장이 없고 현장 확인 당시에도 건물로 진입하는 길에 외부인 출입을 막는 철문이 설치돼 마치 개인 별장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구의회는 이후 일각에서 중구청 고위 공무원이나 그의 친인척, 지인 등이 사계절 별장으로 사용했을 가능성과 의혹이 제기되자 결국 지난 12일 제211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의혹을 규명키로 했다.

특별위원회는 위원장 1명과 부위원장 1명, 조사위원 5명으로 꾸려졌으며 이달부터 2019년 2월 28일까지 문제의 이 건물을 비롯해 앞서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된 예산유용, 특정업체 일감몰아주기 등 비리가 의심되는 의혹과 세금낭비 사례를 집중 조사한다.

캠핑장에 웬 호화별장... 고위 공무원용 의혹
고위공무원용 호화별장 의혹을 받고 있는 울산시 중구 입화산 참살이숲야영장의 관리시설. 관리시설과 어울리지 않는 캠핑 트레일러(카라반)이 주차돼 있다. 이에 울산 중구는 숲 체험에 참가자들이 도시락을 먹거나 우천 시 교육을 받을 장소 등으로 활용하려고 만든 공간이라는 입장이다. /사진=울산제일일보

캠핑장에 웬 호화별장... 고위 공무원용 의혹
고위 공무원용 호화별장 의혹을 받고 있는 울산시 중구 입화산 참살이숲야영장의 관리시설. 수천만원을 들인 고급 목재로 내부가 마감돼 있고 고급 수입 오디오 등이 마련돼 있다. 중구의회는 관리시설로 보기 힘들다며 특위를 구성해 집중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사진=울산중구의회

특위 구성과 관련해 신성봉 의장은 "각종 의혹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명확히 조사해 잘못된 행정행위와 혈세낭비 사례가 밝혀지면 그 책임을 묻고 이를 바로잡아 행정의 신뢰도를 높이고 예산낭비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 중구는 해당 건물에 대해 "숲 체험에 참가자들이 도시락을 먹거나 우천 시 교육을 받을 장소 등으로 활용하려고 만든 공간이라며, 가죽 소파나 오디오 등은 당초 직원 휴양소에 있던 것을 옮겨 놨을 뿐 새로 구입한 물품이 아니다"라는 해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