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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크리스마스실’로 결핵퇴치 동참을

[특별기고] ‘크리스마스실’로 결핵퇴치 동참을

폭염과 혹한은 함께 온다고 하는데, 지난여름의 기록적 폭염이 혹시나 올겨울 혹한의 예고편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쪽방촌 거주자,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엔 날씨도 생존의 일환이다.

대한결핵협회는 2016년부터 쪽방촌 등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노인 결핵환자를 대상으로 '시니어결핵환자 복약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결핵환자가 전체 결핵환자의 42%에 달할 만큼 노인은 결핵에 취약한 계층인데, 이런 상황에서 쪽방촌 거주 노인 결핵환자는 이중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협회는 서울시 및 경기도 관내 보건소, 공공민간협력(PPM) 의료기관 등과 협의해 관할 보건소에 신고된 65세 이상 취약계층 결핵환자의 결핵약 복약을 확인하고, 생필품과 식료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대상자 23명을 발굴해 8월 말까지 사업을 한 결과 치료성공률 95.2%라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이 사업은 대상자로 선정된 노인 결핵환자의 거주지를 방문해 면담하고 환자의 상황을 파악하고, 원격화상복약기기를 설치해 매일 대상자의 복약 유무를 확인하는 직접복약지원사업(DOT)의 일종이다.

결핵 치료에는 규칙적 복약이 가장 중요한데 개인적 이유나 환경적 이유로 인해 결핵환자가 결핵약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 이는 개인 차원에서도 문제이지만 감염성 질환이라는 특성상 공중보건 관점에서도 매우 심각한 일이다.

따라서 매일매일 원격화상복약기를 통해 환자의 결핵약 복용을 확인함으로써 결핵 완치를 돕고 나아가 결핵 이외의 건강상태, 생활습관 등 전반적인 관리를 통해 대상자가 건강을 회복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업을 하는 2년간 70여명의 노인 결핵환자가 혜택을 받았고, 90%에 가까운 치료성공률을 보였다. 쪽방촌, 고시원 거주 등 주거형태도 불안정하고 신용불량, 독거생활 등으로 삶에 대한 의지도 없었던 이들이 이 사업을 통해 결핵을 치료하고, 가족에게 인계되거나 공공근로와 연계하는 등 일상을 회복한 것은 가장 큰 변화였다.

2018년 기준으로 세계 경제순위 12위인 우리나라의 결핵지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위다. 2017년 기준 결핵환자 수 3만6044명, 신규 결핵환자 2만8161명,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 1816명이다.

정부는 향후 5년간 결핵발생률을 절반가량으로 낮추기 위한 '제2기 결핵관리 종합계획(2018~2022)'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결핵협회는 결핵 발견과 치료, 검사, 연구, 교육, 홍보 등 각종 사업을 통해 국가 결핵관리를 지원하는 한편 취약계층 결핵사업 및 맞춤형 결핵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객관적 지표가 보여주지 않는 '질적 관리'에 힘쓰고 있다. 협회가 추진하는 이런 사업의 원동력은 크리스마스실을 비롯한 기부금 모금사업이다.

올해도 결핵퇴치기금 마련을 위한 크리스마스실 모금이 시작됐다. 전국 우체국 창구는 물론 온라인을 통해서도 크리스마스실 모금에 참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32년 캐나다의 선교의사인 셔우드 홀에 의해 크리스마스실 모금운동이 처음 시작됐다. 중단됐던 크리스마스실이 본격 발행된 1953년 이후 60여년간 꾸준히 실 모금을 전개해오고 있다.

3000원으로 실천하는 기부, 크리스마스실에 국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당부드린다.

경만호 대한결핵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