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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3기 신도시, 우려와 기대감 ‘교차’

2기 신도시 주민들도 남양주와 하남 못지 않게 불만을 토로

[현장르포] 3기 신도시, 우려와 기대감 ‘교차’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19일 3기 신도시 입지를 발표한 후 시간이 흐르면서 후보지 주민들의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3기 신도시 발표에 큰 영향이 없는 1기 신도시 주민들의 비해 2기 신도시 주민들은 아직 자리도 잡지 못한 상황에서 더 입지가 좋은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23일 현지 중개업소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3기 신도시 발표로 인천 계양은 반기는 분위기인 반면 경기 남양주는 당혹감과 함께 반대목소리가 높다. 과천의 경우는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우선 인천 계양의 경우 서울 서부권 신도시인 1기 중동과 2기 송도, 청라, 김포, 검단 중 입지면에서 가장 뛰어나다. 특히 하남 교산이나 남양주 왕숙, 과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해 청약에서도 흥행이 예상된다. 계양구 귤현동, 동양동, 박촌동, 병방동 일대는 집주인이 그동안 내놓은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는 현상도 나왔다.

반면 후보지 중 규모가 가장 큰 남양주 왕숙지구 주민들은 다산·별내 신도시와 맞닿은 곳에 6만6000가구를 수용할 또 하나의 신도시가 만들어지면서 물량 폭탄을 맞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다.

이곳은 64만명의 하남시민들의 인구로는 자체 물량 흡수가 힘들어 서울 인구 유입을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됐다. 그나마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들어오면서 어느 정도 서울 인구를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예비타당성 통과도 못한 상황이라 교통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과천은 9·21 공급대책 발표 당시 후보지로 거론돼 주민 반발이 거셌지만 이번 발표에는 차분한 분위기다. 과천역 인근에 있는 재건축 단지들은 이미 집값이 강남 수준으로 올랐고 임대주택 역시 재건축 단지와는 거리가 있어 집값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하남 교산은 광화문과 종로, 고속터미널과 양재역을 잇는 지하철 3호선이 연장돼 교통면에서는 타 신도시보다는 낫다. 하지만 이 지역 역시 미사, 감일, 감북에 강동, 고덕, 위례까지 물량 쏟아지고 있고 하남시 변방에 위치하고 있어 입지면에서 뒤쳐져 서울 수요를 많이 끌어모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남양주와 하남 못지 않게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2기 신도시 주민들이다. 3기 신도시는 서울 경계에서 2km 떨어진 곳에 만들어지지만 2기 신도시와 서울 간 거리는 약 10km다.

2기 신도시는 지난 2003년 판교와 화성 동탄2, 파주 운정, 평택 고덕, 인천 청라, 김포 장기 등에 지정됐다. 특히 인천의 경우 입지가 좋은 계양이 선정되면서 검단, 청라 등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청라의 경우는 자족기능을 아직 원만하게 갖추지 못했고, 국제 업무 단지는 비어있는 상황이지만 루원시티, 검암 역세권 등 공급 물량이 상당하다. 검암은 자족기능이 전혀 없고 교통 대책도 뚜렷하게 없어 계양에 수요를 다 빼앗길 수 있다.

인천 마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2기 신도시도 인프라 구축이 아직 미비한데 더 좋은 위치에 3기 신도시가 만들어지면 이 지역 부동산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