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만에 1000대 팔린 '에어랩'..현재는 물량 달려 예약판매만
직접 써보니 바람이 말리면서 데워..머릿결 손상없이 하루종일 컬 지속
에어랩에 탈부착할 수 있는 스타일링 도구들. 다이슨 제공
영국 기술기업 다이슨이 지난 10월 출시한 고데기 다이슨 '에어랩'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23일 다이슨에 따르면 에어랩은 출시 3일 만에 '슈퍼소닉'이 올린 첫 달 매출의 두 배를 돌파했다. 출시 5일 만에는 1000대 이상을 넘어섰다. 슈퍼소닉은 2016년 다이슨이 내놓은 헤어드라이기로 초고가에 출시됐지만 품절 사태를 빚었다.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비슷하다. 초도 물량이 완판된 후 예약 판매만 받고 있다. 홈쇼핑에 긴급 편성된 물량도 시간이 끝나기도 전에 품절됐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물량이 모자라다. 다이슨 관계자는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수급을 맞추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제품에 대한 자신감은 당연히 있었지만 이런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느 다이슨 제품이 그렇듯 에어랩도 핵심은 모터다. 에어랩에도 슈퍼소닉과 같은 V9 모터가 들어갔다. 바람을 컨트롤하는 기술로 유명한 다이슨은 에어랩에 '코안다 효과'를 접목시켰다. 코안다 효과는 물체 표면에 형성된 기류가 표면에 붙는 듯한 형태로 흐르는 현상을 말한다.
다이슨이 에어랩 개발에 착수한 건 6년 전이다. 모발 과학 연구소 엔지니어들은 세계 소비자들의 모발, 각기 다른 모발 유형과 스타일링 행동 습관을 연구했다. 또 기존 헤어스타일링을 위해 사용하는 도구들도 더 편한 방식으로 만들기로 했다. 다이슨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은 1인당 평균 3.1개의 헤어 스타일러를 이용한다고 조사됐다. 보통 매직기, 고데기, 드라이어 등이다. 에어랩은 이 모든 기능을 하나의 제품에 담았다.
현재 에어랩은 헤어 기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도 자동으로 컬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부각돼 유명해졌다. 자동으로 머리를 말아주기도 하지만 배럴에 머리를 감고 기다리기만 해도 컬이 생긴다. 열 고데기로 만든 컬처럼 인위적인 물결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웨이브가 생긴다.
하지만 그 어느 고데기도 듣지 않았던 기자에게 에어랩은 '좋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기자의 모질은 지독한 생머리로 펌도 잘 듣지 않는다. 일반 열고데기는 하자마자 풀린다. 다이슨이 고데기를 만들었다고 했을 때도 '아무리 다이슨이어도 내 머리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에어랩이 만든 컬은 하루 종일 간다. 고작 C컬만 만들었는데 어깨 위에 하루 종일 그 모양 그대로 머물러 있다.
그 비밀은 '말리면서 데우기' 때문이다. 에어랩은 배럴, 브러시, 스타일러 등 어떤 부속품을 사용해도 몸체에서부터 바람을 내뿜는다. 부속품들은 바람의 방향을 결정해 머리 모양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부속품들은 소비자들이 가장 불편하다고 지적했던 머리 엉킴, 머릿결 손상, 제품 크기, 무게, 불규칙한 세기를 개선하도록 고안한 것이다. 열이 아니라 바람으로 스타일을 잡기 때문에 머릿결도 상하지 않는다. 다이슨은 슈퍼소닉에 탑재된 열 제어 기술을 에어랩에도 적용했다.
스타일러 내부 유리구슬이 초당 40회까지 바람의 온도를 측정하고, 온도를 조절해 모발이 과도한 열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절한다. 정리하자면 에어랩은 모양을 만들면서 굳히니 자연스럽고 오래 간다. 바싹 마른 머리여야 가능한 일반 열 고데기들과의 차이점이지만 반대로, 바싹 마른 머리에 에어랩은 열 고데기만큼 컬을 잘 형성하지 못한다는 게 유일한 한계라고 하겠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