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카콜라tv 캡처화면/ 연합뉴스
정치인들의 유튜브 채널 개설은 득(得)일까 독(毒)일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소통의 대명사처럼 활용되며 이미지와 텍스트 중심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이제는 영상 중심의 유튜브로 '대세'가 옮겨가고 있다.
국내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유튜브 바람이 거세지는 가운데 현재까지 스코어로는 보수 진영이 구독자수나 영상 조회수 기준으로 진보 진영을 월등히 앞지르고 있다. 과거 진보진영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유튜브가 보수인사들의 세력확장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
진보 유튜브 대세 옛말..보수논객 각광
27일 현재 기준으로 '김문수tv'는 구독자수 14만 5000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최근 개설한 'TV홍카콜라'(홍준표)는 13만명을 빠른 속도로 넘어섰다.
원내에서는 바른미래당 소속의 '이언주TV'가 6만5000명에 육박하며 1위를 기록중이다.
보수진영 만큼의 인기는 아니지만 원내에서 이 의원을 빠르게 추격중인 여당 대표주자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제기,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을 위한 유치원 3법 대표발의 등으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박 의원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는 5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뒤이어 전희경 한국당 의원도 유튜브 구독자수 4만 6000명을 넘어서며 구독자 경쟁에 뛰어들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최근 과거 진보진영의 전유물처럼 여겨져왔던 유튜브 채널에서 인기 상위 채널을 보수 진영 인사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데 대해 '당연한 결과'라는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권을 잡은 진영이 전통적인 미디어를 선점하면 반사작용으로 유튜브나 인터넷에서 반대 진영의 활동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우리나라 보수층들이 합리적이든 골수든 정권이 바뀌면서 현재 제도권 미디어 불신이 크다보니 유튜브로 가는 것"이라며 "제도권 미디어가 신뢰를 회복해야한다는 반증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보진영의 경우 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새로운 인물은 단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겸 작가다.
유 이사장은 "우리가 성명을 낸다고 해도 그대로 전달되지 않으니 스스로 얘기할 수 있는 매체가 있어야 한다"며 유튜브 진출을 선언했다.
기존의 미디어나 정당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1인 미디어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정치적 편향성 심화 우려
다만 유튜브는 새로운 지지층을 확보한다기 보단 기존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때문에 토론과 논쟁의 마당이 아닌, '자기정치를 통한 정치적 편향성'에 매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유튜브 채널 댓글 중 상당수가 일반 포털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반응과 달리 90% 이상이 '충성도' 높은 구도자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유튜브 채널 개설은 자유지만 정치적 편향성을 심화시키거나 반대세력에 대한 집단 이기주의 표출이라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자극적인 소재로 시선을 끌고, 비판을 위한 비판인 '흑색선전'이 난무해 소통이라는 본래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정치판을 되려 진흙탕으로 만들 수 있단 이유에서다.
신율 교수는 "유튜브 상 정치인들 활동은 너무 자극적이고 가짜뉴스가 난무하며 사회 분열만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자기 피알(PR)을 넘어 구독자수 경쟁이 치열해지면 보다 자극적인 소재를 찾고 사회적 분열 양상이 조장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유튜브로 흥한 사람은 유튜브로 망할 수 있다"며 "전파력도 빠르고 실시간, 쌍방향인 유튜브에서 오버를 하게 되면 기록으로 남으며 결국 본인이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